[3분 신화극장] 설악산 흔들바위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신화는 시간에 새긴 신들의 연대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간 인간의 마음이 남긴 흔적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시간이 낡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숨처럼 되살아나 이야기가 됩니다. [3분 신화극장]은 신들의 이름을 빌려 인간의 얼굴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요. Let’s go.
오늘은 강원도 속초시와 양양군·고성군·인제군에 걸쳐 있는 설악산의 명물 흔들바위에 얽힌 신화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주 오래전, 설악산에는 누구보다 힘이 센 거인 하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하늘을 떠받칠 만큼 큰 바위를 어깨에 메고 산과 산 사이를 오가며 길을 만들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거인은 산 아래에서 울고 있는 한 아이를 만났습니다.
“왜 울고 있느냐?”
“아버지가 산을 넘다 길을 잃었어요.”
거인은 아이를 위해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 멀리까지 보이는 곳에 거대한 바위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이 바위를 길잡이로 삼는다면 다시는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바위를 봉우리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런데 바위는 산등성이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의 신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저 바위가 떨어지면 산도, 마을도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거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겉으로는 흔들려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바위입니다.”
그 말이 끝나자 바위는 바람이 불 때마다 살짝 몸을 흔들었지만 끝내 한 번도 산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세월은 수천 년이나 흘렀습니다. 수많은 태풍이 지나가고, 눈보라와 장맛비가 설악산을 덮쳤지만, 흔들바위는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말합니다.
“인생도 저 바위와 같아야 한다.”
흔들리는 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부러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지요. 그래서 지금도 설악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흔들바위 앞에서 잠시 손을 얹고 자신의 마음을 돌아봅니다. 넘어지지 않는 삶을 바라기보다,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찾는 삶을 기도하지요.
오늘 밤, 당신의 마음도 바람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면 설악산의 흔들바위를 떠올려 보세요.
“강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끝내 제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