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지게

작은 지혜 하나가 노동의 고단함을 덜어준 것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지게

 

안녕하세요. 최우주입니다. 새로움을 좇느라 잠시 놓쳐온 우리 사유의 뿌리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언어로 마주해 보는 시간입니다. 빠른 해답 대신 오래 곱씹을 숨결을 건네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자, 함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은 우리 조상들의 삶과 땀을 고스란히 짊어졌던 생활 도구, 지게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지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운반 도구였습니다. 길이 험하고 수레가 다니기 어려웠던 시절, 사람들은 지게 하나에 삶을 싣고 산길을 오르내렸습니다. 나무와 장작은 물론이고, 곡식과 채소, 거름,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지게에 태워 나르기도 했습니다. 지게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일상을 함께했던 가장 든든한 동반자였습니다.

 

지게는 사람의 등을 따라 자연스럽게 밀착되도록 만들어져 무거운 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게의 무게중심을 몸 가까이에 두도록 설계한 구조는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생활 지혜를 보여줍니다. 지게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지게작대기'입니다. 무거운 짐을 진 채 잠시 쉬고 싶을 때 지게를 땅에 내려놓지 않고도 작대기로 받쳐 몸의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다시 짐을 들어 올리는 힘든 과정을 줄여주는 작은 도구였지만, 그 역할은 매우 컸습니다. 작은 지혜 하나가 노동의 고단함을 덜어준 것입니다.

 

지게는 농부와 나무꾼, 장사꾼의 삶을 지탱했습니다. 새벽부터 산에 올라 나무를 해 오던 나무꾼도, 들판에서 수확한 곡식을 집으로 옮기던 농부도, 시장으로 물건을 가져가던 장사꾼도 모두 지게와 함께했습니다. 지게에 실린 것은 단지 짐이 아니라 가족을 먹여 살릴 희망이었습니다. 등에 맺힌 땀방울은 한 가정의 삶을 이어가는 가장 값진 노동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지게는 자주 등장합니다. '지게 지고 제사 지낸다'는 자신의 형편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는 모습을 빗대는 말이고, '지게도 제 짝이 있다'는 말은 모든 것은 서로 어울리는 짝이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게는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우리 민족의 삶과 언어 속에도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자동차와 지게차, 각종 운반 장비가 지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골 마을이나 민속촌에서 오래된 지게를 마주하면, 그 나무결마다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세월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듯합니다. 닳아버린 멜빵과 반질반질해진 나무는 얼마나 많은 삶의 무게를 견뎌왔는지를 말없이 들려줍니다. 무거운 짐을 묵묵히 등에 지고 산길을 걸어가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해줍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그대에게 다다랐다면 지혜의 숲을 거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저는 최우주 기자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 2026.07.30 09:40 수정 2026.07.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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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