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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노래
내 안에는 또 다른 내가
날마다 떠나자고 나를 흔든다
흔들릴 때마다 무너져 내리는 나의 신념
하늘을 보면
떠나야 한다고 속삭이는 구름과
떠나자고 등 떠미는 바람
아주 사소한 일로부터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까지
갈림길에 서성거릴 때마다
마음은 수시로 배낭을 멘다.
배낭 속에서 잠자던 데쓰밸리의 추억이
바람으로 일어선다
뿌옇게 날리는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서
먼 옛날 여행자들이 부르는
나지막한 노랫소리
모래사막에 드문드문 누워있는 죽은 나무들이
벤치가 되어 여행자를 손짓하며 부르고
해수면보다 낮은 땅에 하얗게 핀 소금꽃이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반짝이던 곳
낯선 곳에 대한 신비로움으로 들뜨던 날들,
이젠 어디로든 떠나야 한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을 깨고
삶에 지친 내 영혼,
싱싱한 젊음을 수혈하기 위해
외로움과 맞바꾼 바람이 되어
새로운 만남으로 설레는 마음,
벌써 낯선 곳을 두드린다

[허정인]
2004년 『서울문학』 등단.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