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상여

공동체가 함께 노래하며 받아들이는 의식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상여

 

안녕하세요. 최우주입니다. 새로움을 좇느라 잠시 놓쳐온 우리 사유의 뿌리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언어로 마주해 보는 시간입니다. 빠른 해답 대신 오래 곱씹을 숨결을 건네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자, 함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은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마지막 길을 함께했던 우리 전통 장례문화의 상징, 상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상여는 사람이 죽은 뒤 시신을 관에 모시고 장지까지 운반하던 가마입니다. 하지만 상여를 단순히 시신을 옮기는 운반기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상여에는 죽은 이를 떠나보내는 가족의 슬픔과 마을 공동체의 정성, 그리고 죽음과 삶을 바라보던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상여는 나무로 만든 틀 위에 관을 올리고, 그 위에 지붕과 장식을 얹은 형태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지역과 시대, 신분에 따라 크기와 장식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꽃과 새, 용과 봉황 등 다양한 문양을 장식했습니다. 화려한 색채와 조각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단순히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죽은 이가 저승으로 가는 길을 평안하게 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었습니다.

 

상여를 운반하는 사람들을 '상여꾼' 또는 '상두꾼'이라고 불렀습니다. 상여는 여러 사람이 함께 어깨에 메고 운반했는데, 무거운 상여를 산길까지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장례는 한 가족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상여를 메고 고인을 마지막 길까지 배웅했습니다.

 

상여가 출발하면 상여꾼들은 '상여소리'를 불렀습니다. 앞소리꾼이 선창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후렴을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내용에는 죽음의 슬픔과 인생의 허무함,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당부가 담겼습니다. 때로는 망자가 저승길을 잘 가기를 기원하고, 때로는 남은 가족을 위로하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인생이란 결국 한 번 왔다가 떠나는 길'이라는 사실을 공동체가 함께 노래하며 받아들이는 의식이었던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 장례식장과 운구차가 상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효율과 편리함이라는 측면에서는 당연한 변화일 것입니다. 상여는 죽은 사람을 싣고 가는 가마였지만, 어쩌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던 마지막 교실 같은 우리의 문화입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그대에게 다다랐다면 지혜의 숲을 거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저는 최우주 기자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 2026.08.12 09:23 수정 2026.08.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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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