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득국사 월정 스님, 지리망산에 깃든 봉우리 이름과 전설 재정립

다른 이름으로 태어난 달마봉과 옥녀봉의 전설

용의 모습을 한 사량도

 

경남 통영시 사량도에는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산이 있다. 바로 지리망산(智異望山), 흔히 ‘사량도 지리산’이라고도 불리는 산이다. 험준한 암릉과 가파른 봉우리들이 이어져 산행의 묘미가 남다른 곳이다. 이 산이 지리망산이라는 이름을 얻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날씨가 맑은 날 정상에 오르면 바다 건너 육지의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섬의 산에서 멀리 지리산을 바라본다는 뜻이 이름에 담겨 있다.

 

용이 살았다는 용굴의 전설이 있는 최고봉 불모산(佛母山)이 있는 사량도는 전체 섬의 모습이 용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용태도(龍胎島)라 불렸다. 그런데 타 지역 사람들이 여기서 큰 인물이 많이 날 것을 시기하여 용을 뱀으로 바꿔 섬 이름을 사량도(蛇梁島)라 고쳤다고 한다.

 

지리망산의 능선에는 옥녀봉과 가마봉 등 여러 봉우리가 이어진다. 최근에는 가마봉을 ‘달마봉’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사량도 득국사에 주석하고 있는 월정 스님이다. 월정 스님은 단순히 산봉우리 이름 하나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사량도에 전해 내려오는 지명과 설화의 의미를 되짚어 왔다.

 

사량도를 대표하는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옥녀봉에는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가련한 옥녀의 전설이 전해져 왔지만, 구전되는 과정에서 내용이 뒤섞이거나 본래의 의미가 흐려진 부분도 적지 않았다. 월정 스님은 이러한 전설을 단순한 흥미 위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량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는 섬의 문화유산으로 바라보고 그 의미를 새롭게 정립했다.

 

산의 이름에는 그 산을 바라본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되찾고 전설을 바로 세우는 일은 곧 한 지역의 기억을 보존하는 일이기도 하다. 득국사의 월정 스님이 이어가는 작업은 사량도의 아름다운 자연에 역사와 이야기라는 또 하나의 생명을 불어넣는 일인지도 모른다.

 

작성 2026.08.20 13:33 수정 2026.08.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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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