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가야금

우리 전통음악에서는 소리와 소리 사이의 침묵도 음악의 일부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가야금

 

안녕하세요. 최우주입니다. 새로움을 좇느라 잠시 놓쳐온 우리 사유의 뿌리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언어로 마주해 보는 시간입니다. 빠른 해답 대신 오래 곱씹을 숨결을 건네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자, 함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은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노래해 온 아름다운 전통악기, 가야금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가야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현악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동나무로 만든 울림통 위에 명주실로 만든 열두 줄을 얹고, 줄마다 '안족'이라는 작은 받침대를 세워 음을 조율합니다. 오른손으로 줄을 뜯거나 퉁기고, 왼손으로 줄을 눌러 흔들거나 밀어 올리면서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냅니다. 같은 줄을 울리더라도 손끝의 힘과 움직임에 따라 소리가 미묘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가야금에서는 연주자의 감정까지 소리에 담깁니다.

 

가야금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우륵이 이를 발전시켜 신라에 전했다는 이야기가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가야금은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국가와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예술의 도구였습니다.

 

우륵은 가야금을 가지고 신라로 건너가 제자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모두 열두 곡을 지었다고 하는데, 이는 당시 가야 지역의 다양한 음악적 정서와 삶의 모습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야금이 한 나라의 경계를 넘어 다른 나라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가야금의 가장 큰 매력은 소리에 있습니다. 가야금 소리는 맑고 섬세하면서도 어딘가 깊은 여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줄을 뜯으면 '당' 하고 소리가 나지만, 그 소리는 곧 사라지지 않고 긴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왼손으로 줄을 눌러 음을 흔드는 농현은 가야금만의 독특한 표현법입니다. 음을 정확하게 내는 것보다 음과 음 사이의 떨림과 여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이런 가야금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우리 전통음악이 왜 '여백의 음악'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서양 음악이 정확한 음정과 화음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우리 전통음악에서는 소리와 소리 사이의 침묵도 음악의 일부가 됩니다. 가야금은 소리를 내는 악기이면서 동시에 침묵을 들려주는 악기이기도 한 것입니다. 각각의 줄이 서로 다른 높이와 울림을 가지고 조화를 이루어야 좋은 음악이 만들어지듯 우리의 인생도 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그대에게 다다랐다면 지혜의 숲을 거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저는 최우주 기자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 2026.08.28 09:31 수정 2026.08.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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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