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양귀비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불행의 원인이 되어서도 안 돼

 

[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양귀비

 

안녕하세요. 마음의 쉼이 필요한 그대에게 빛처럼 살다 간 영혼들의 편지를 전하는 영혼지기 ‘자인’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마음이 잠시 비어 있다면 그 틈으로 영혼의 편지를 함께 열어보려 합니다. 

 

오늘은 중국 4대 미녀들 중의 1명으로 꼽히며 중국 당나라 현종의 후궁이자 며느리였던 양귀비가 보내온 편지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대에게.

사람들은 나를 보면 아름다움부터 이야기합니다. 양귀비. 천하제일의 미인. 경국지색이라고 말하지요. 그러나 그대여, 사람의 인생을 얼굴 하나로만 기억한다는 것은 얼마나 쓸쓸한 일인지 아십니까. 나는 한때 한 남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남자는 당나라의 황제 현종이었습니다. 황제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일이었지만, 그 사랑에는 황궁의 벽보다 더 높은 그림자가 따라다녔습니다.

 

나는 원래 현종의 아들이었던 수왕 이모의 비였습니다. 그러나 현종의 눈에 들면서 궁으로 들어갔고, 훗날 귀비가 되었습니다. 사랑은 때로 사람에게 묻지 않습니다. 그 사랑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누구에게 상처가 되는지, 어디까지 데려갈 것인지 묻지 않고 찾아옵니다.

 

그대여.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나는 황제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세상의 미움을 함께 받아야 했습니다. 내 일족은 권력을 얻었고, 사촌 오빠 양국충은 재상이 되었습니다. 궁정의 권력은 점점 양씨 일가를 중심으로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 내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황제의 마음을 빼앗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나라를 망쳤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대여. 한 나라의 흥망을 한 여인의 얼굴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입니다. 당나라가 흔들린 것은 나의 머리카락 때문도, 나의 눈웃음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권력의 욕망과 정치의 균열, 임금과 신하의 갈등과 시대의 혼란이 오랫동안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사는 때때로 복잡한 진실보다 한 사람의 이름을 원합니다.

 

나는 당나라의 쇠락을 상징하는 여인이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운명까지 짊어지고 살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황궁에서 비단을 입었지만, 마음까지 자유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황제의 사랑은 한 사람의 사랑으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랑에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과 욕망이 붙어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불행의 원인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혹시 세상이 그대에게 하나의 이름만 붙이려 한다면 거부하십시오. 나 역시 '경국지색'이라는 네 글자보다 훨씬 많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압니다. 아름다움은 사람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권력도 사람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사랑조차 사람을 영원히 지켜주지는 못합니다.

마지막까지 사람을 지켜주는 것은 자기 안에 남아 있는 한 조각의 인간다움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누군가의 얼굴만 보고 그 사람의 인생을 판단하지 마십시오. 역사가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죄를 묻고 있다면 한 번쯤 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주십시오. 어쩌면 역사가 말하지 않은 진실이 그 사람의 눈물 속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천하의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끝내 한 사람의 여자이고 싶었던, 나 양귀비가 그대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이 편지가 그대에게 잘 전달되었겠지요. 이 편지를 덮는 순간에도 그대의 마음 한켠에 남은 작은 울림은 그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해줄 것입니다. 저는 영혼지기 ‘자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08.31 09:37 수정 2026.08.31 09:37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우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