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16일 "9월 초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기획재정부에 해임을 건의한 상태다.
국토부는 구 사장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태풍 미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조기 퇴장했지만 그날 저녁 경기도 안양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이 나온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월 한 직원이 부당한 인사를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하자 이 직원을 직위 해제한 것도 문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 사장은 "국토부 고위관계자가 자진 사퇴하라고 해서 '사퇴할 명분이나 퇴로를 달라. 당장은 말고 내년 상반기나 1월에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재부에 해임을 건의했다"며 "제가 그만둘 사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추측은 하는데 말할 순 없고 같이 추측해 달라"면서 "저는 국토부와 청와대의 당초 계획을 따랐다. 국토부 등에서도 연말까지 직고용을 마무리하기 원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으며 몸을 압박해 3개월간 통원 치료도 받고 있는데 관계기관에서는 격려나 위로도 없이 해임한다고 한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 사장의 해임 결의안이 상정되는 공운위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