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드림의 싫존주의] 우린 왜 더럽고 치사해도 회사에 붙어 있는가

입력시간 : 2020-03-11 15:06:43 , 최종수정 : 2020-03-11 15:19:58, 편집부 기자



우린 왜 더럽고 치사해도 회사에 붙어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생존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 우린 돈을 벌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나가야만 한다. 이쯤 되면 회사는 생존을 유지시켜 주는 하나의 필수재인 셈이다. 이러한 구조를 너무도 잘 알아서일까? 회사는 우리에게 비상식적인 일들을 곧잘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먼저 입사했다는 이유로, 남자라는 이유로,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사장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등등 온갖 비합리적인 이유로 비상식을 덮으려 한다. 그리고 우리는 참는다.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그 결과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짓거리에 동참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일찌감치 자영업으로 눈을 돌린다. 그런 이유에선지 한국엔 대부분의 자영업들이 초과상태다. 한국 자영업은 자발적 선택뿐 아니라 밀려난 결과라는 특이성이 있다. 그렇다면 회사라는 불합리를 참을 수 없고, 자영업이라는 과다 경쟁은 버틸 재간이 없는 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칩거를 선택하고 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은둔형 외톨이라 불리는 이들은 더 이상 일본의 일이 아니다. 이 나라 대부분의 사회현상이 그러하듯 일본의 일은 몇 년 뒤 우리의 일이 된다.

 

이것은 이 시대가 또 이 사회가 안고 있는 중대한 노동문제다. 흔히들 노동문제를 얘기할 때 오로지 취업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허나 취업률 못지않게 이직률도 날이 갈수록 심해져 간다. 그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부득이하게 퇴사하고 다시 실직자로 돌아간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보아도 심각한 비효율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 나라의 회사는 들어가기도 어렵고, 버티기는 더 어렵다. 이러니 젊은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자국의 청년인재를 이토록 허망하게 타국에 뺏기고도 있다. 이 나라 노동부는 정권에 상관없이 늘 형편없는 중이다.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이 나라를 바꾸는 최고의 진보 아젠다가 될 수 있다.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면 굳이 말 안해도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쓸데없이 인터넷에서 악플 남기는 일도 줄어든다. 신변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일도 줄어들고, 묻지마 범죄도 자연히 줄어든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분야에 대한 봉사나 기부도 늘어난다. 아이러니한 것은 두 개씩이나 되는 노총에서도 이런 얘기는 안 한다. 왜냐면 그들 역시 표면적인 수치나 중시하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낡은 조직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일자리라 하여 거창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적정하고 합리적인 급여와 공정한 채용과 인사시스템 정도다.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공정하게만 해달라는 것이다. 이것만 잘 지켜져도 혜자기업칭호를 받으며 엄청난 지원자 수가 몰린다. 이 나라의 청년들은 이미 너무 소박한 꿈을 꾸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더럽고 치사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혹은 가족을 위해서 억지로 다니는 그런 기업에 대해선 가차 없이 패널티를 가할 순 없을까? 맘먹고 털면 걸리지 않을 것이 없는 것이 이 나라의 보편적인 기업 실정임을 감안한다면 건강하지 못한 노사문화를 지닌 회사에 한하여 특별세무조사를 시행한다는 공문 하나만으로 일은 쉽게 해결될 것이다. 산적한 문제가 태산 같은데 고작 그런 일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타당하냐고 누군가 딴지를 걸 법도 하다.

 

재차 말하지만 이것은 고작이 아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다. 민주주의를 비롯 모든 정치, 경제시스템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다수를 위한 행복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에서 저토록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억지로 참아야 하는 것이라면 과연 그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또 그렇게까지 억지로 굴릴 필요가 있는 나라일까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재계와 정부 여기에 노총까지 모두 반성해야 한다.

 

일을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일을 할 테니, 제발 그 일자리를 좀 공정하게 만들어 달라는 것. 세상에 이처럼 보수적이고 순박한 노예가 어디 있나.





 

 

 

[강드림]

다르게살기운동본부 본부장

대한돌싱권익위원회 위원장

비운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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