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곤의 영국에서 온 편지] 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된다

입력시간 : 2019-05-29 11:48:52 , 최종수정 : 2019-05-29 12:00:52, 편집부 기자

 



뒷마당 장미가 활짝 피어 담장을 오르고 있는 오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영국 메이 수상이 브렉시트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습니다. 역시 정치 이야기는 지저분하니 오늘은 함구 하지요.

 

25일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의 봉준호 감독이 만든 기생충이란 영화가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뉴스가 영국 일요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참 반가운 희소식이었습니다.

 

한국영화 100년사에 기념비적인 쾌거라고 한국 언론에서도 춤을 추고 있습니다. 뿌듯하지요. 아무리 알아 달라고 외쳐도 알아주지 않던 세계가 이제야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 한국 K-pop이나 드라마가 세계인들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방탄 소년단'의 공연은 전 세계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답니다. 세상 많이 변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먹고 살만하게 된 한국의 국력 신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6.25 직후 서양 기자가 한국의 참상을 보도하면서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려면 쓰레기 속에서 장미꽃이 피어나길 기대하는 것과 같을 것이란 모욕적인 기사를 썼지요.

 

우연히 보게 된 직지코드(dancing with jikji)란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정말 역사는 승자의 것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특히 한국 근대사만 보아도 문재인정권이 집권한 후 이승만과 박정희는 언급 없이 매장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직지코드의 내용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세계사가 유럽중심주의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직지코드는 한국계 독일인 명사랑과 아네스 그리고 데이비드 레드먼이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 최초의 인쇄술 발명가는 누구일까 하는 의문으로 시작합니다. 데이비드와 제작진은 동양과 서양 사이에 숨겨진 금속활자 발명 관계를 밝히기 위해 유럽으로 갑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열람을 거부당한 제작진은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그리고 한국에 이르기까지 5개국 7개 도시를 횡단하면서 직지프로젝트를 밝혀내는 놀라운 추적을 이어 나갑니다


세상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는 고려에서 만든 직지본입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사람을 구텐베르크라고 가르칩니다. 이 영화는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직지와 구텐베르크를 둘러싸고 있는 왜곡된 역사적 사실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검증되지 않는 역사를 의심 없이 배웁니다. 구텐베르크도 검증되지 않은 인물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 영화를 통해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권력을 가진 집단에 의해 역사가 편집되고 기록된 것을 사실로 믿고 배웠다면 이제는 그런 맹목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가 역사 앞에 의문을 갖고 용기를 내어 질문을 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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