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설픈 사상 때문에 세계사는 갈등과 반목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리스의 이상주의는 로마의 현실주의와 대립했고 중세 봉건주의와 로만 가톨리시즘은 수많은 마녀들을 사냥했다.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은 십자군전쟁과 시민혁명을 낳았고, 유럽 대륙의 합리주의는 영국의 경험주의와 맞섰다.
유럽인들의 백인 우월주의는 마야문명을 파괴하고 아메리칸 인디언을 말살했다. 시온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는 중동에서 끝없는 폭력과 보복을 이어 오고 있다. 범게르만주의와 범슬라브주의가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나치즘과 파시즘은 제2차 세계대전을 불러왔다. 히틀러의 인종차별주의는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들을 학살하는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다.
유신론과 유물론의 사상적 기반 위에서 태어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는 냉전으로 대립했다. 러시아의 볼세비키혁명과 중국의 문화혁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숙청되었다. 베트남의 이웃 나라들이 순차적으로 공산화될 것이라는 도미노이론 때문에 베트남전이 국제전이 되어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다. 크메르루주는 공산주의 사상에 함몰되어 킬링필드라는 인종청소를 자행했다.
우리나라도 엉뚱한 사상 때문에 질곡의 역사가 이어져 왔다. 퇴계와 율곡은 이(理)와 기(氣)로 갈라섰고, 사림파와 훈구파의 갈등으로 시작된 당쟁으로 나라가 망가져 결국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구한말에는 개화파와 수구파로 나뉘어 서로 싸웠고, 일제로부터 해방된 직후에는 미친자(美親者)들과 호로자(好露者)들이 38선을 긋고 북한은 6.25 남침 전쟁을 일으켰다.
이런 모든 갈등과 반목의 원인은 대부분 사랑이 없는 허황된 사상 때문이다. 머리가 아픈 것이 사상이라면 가슴이 아픈 것은 사랑이다. 사상은 갈등과 분열의 괴로움을 주는 아픔이지만 사랑은 화합과 상생의 기쁨을 주는 아픔이다. 세상의 모든 싸움과 다툼이 서로 다른 사상 때문이라면 사랑은 모든 슬픔과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가져온다.
사상은 우리를 갈라놓지만 사랑은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 사상은 우리에게 서로의 다른 면만 보여 주지만 사랑은 우리에게 서로의 같은 면을 보여준다. 사상은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고 우리를 세뇌시키지만, 사랑은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고 우리를 깨우쳐 준다. 사상은 카오스를 불러오지만 사랑은 코스모스를 꽃피운다.
지금 대명천지 인공지능 시대에 계엄령과 내란 몰이로 대한민국은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는 똑똑한 국민들이 먼저 안다. 정치인들은 더 이상 허황된 사상으로 잔머리 굴리지 말고 따뜻한 가슴으로 모든 국민을 생각하기 바란다. 남의 집이 행복해야 우리집도 행복한 법이다. 이제는 사상이 아니고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