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칼럼] 격리가 필요한 알코올 중독

 




술이란 적당히 조절해 마시면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가 있다. 그러나 삶이 고달파 의지가 약해진 사람은 술의 달콤한 유혹을 못 견딘다. 거기에 지는 사람은 작은 술잔 속에 인생을 가두고 평생 술에 의지한 채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 술을 마셔놓고 죄 없는 가족에게 심한 고통을 안겨 주고 있어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 사람 절반은 밖에서 얌전히 있다 자기 집에 들어가기만 하면 살림을 부수고 자식과 아내에게 행패를 부린다. 이렇게 하루 이틀 세월이 자꾸 흐르면서 가족들은 알코올 중독자를 차마 밖으로 내치지도 못하고 모든 걸 체념한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 중독자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분명 잘못된 것은 잘 알면서도 술을 끊으려는 의지가 점점 약해져 간다. 이러다 어느 시기를 지나면 가족의 힘으로는 영영 고칠 수 없게 된다. 이쯤 되면 알코올 중독자는 자신의 몹쓸 주취 폭력을 오히려 즐기기까지 한다. 알코올 중독자는 밥보다 술로 연명을 할 때가 많다. 언어폭력과 난폭한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 매번 가족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게 된다. 강단이 있는 부인은 코흘리개 자식이 있더라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 과감히 떠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모성애 강한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연약한 몸으로 주취 폭력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며 살아간다.

 

아무리 그런다 해도 집안에 알코올 중독자가 있으면 아이들은 주취 폭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가 없다. 이들은 이웃의 따가운 시선도 모자라 평생 피눈물을 흘리며 밤을 지새운다. 그런 사람의 자식 대부분은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교우 관계조차 원만할 수 없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알코올 중독자 자녀의 3분의 1은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가 그토록 원망하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는 통계도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을 받기 전에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한 도피성 조기 분가로 볼 수가 있다. 일찌감치 사회로 내몰린 데서 잘못된 것을 쉽게 받아들인 탓이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미래가 불투명하고 암담하여 자신의 꿈을 쉽게 포기한 때문이기도 하다. 대를 잇는 불행한 자식을 만들지 않으려면 가정으로부터 알코올 중독자를 하루빨리 분리시켜야 한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자 가정은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업을 갖고 착실하게 돈을 벌어야 하는 가장이라는 사람이 술잔 속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알코올 중독자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싶어도 어떤 방법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이제 이런 가정을 국가가 찾아 나서야 한다. 그 많은 복지비 중에서 왜 알코올 중독자와 가족에게 직접 지원하는 예산은 없는지 모르겠다.

 

이제라도 알코올 중독자에게 국가가 장애인처럼 등급을 판정하고 그 단계에 맞는 격리와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자를 국가가 가족으로부터 격리하고 치유시켜 사회로 다시 복귀시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나라는 복지 선진국으로 가는 모범이 되는 것이다. 현재 장애 등급을 받은 사람은 여러 혜택을 받는다. 어쩌면 알코올 중독자는 몸이 아픈 장애인과 같다고 보면 된다. 이제 알코올 중독자는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분들에게 국가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집에 남아 있는 가족은 안정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현재 저소득 영세민이 받고 있는 혜택을 그대로 지원해야 한다.

 

언제까지 남의 가정사라는 이유로 폭력이 난무하는 알코올 중독자를 계속 두고 보기만 할 것인가. 가진 돈도 없고, 앞으로 돈을 벌 수도 없는 알코올 중독자를 그대로 둔다고 하더라도 나중엔 결국 국가의 손해로 돌아오게 될 것이 뻔하다. 장애인은 한 사람 아프지만(굳이 비유를 하자면) 알코올 중독자 가족은 평생 씻을 수 없는 공포와 눈물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알코올 중독자의 치료와 경제적 지원이 정말 어렵다면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격리라도 시켜야 마땅하다. 알코올 중독자 한 사람 인권 때문에 가족의 인권은 유명무실한 체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가정이 알고 보면 너무도 많다.

 

국가는 이런 가정에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더 세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아니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 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극히 상식적이어야 한다.

 

[이경수]  칼럼니스트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1.08 09:12 수정 2020.09.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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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