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휘 기자 칼럼] 특수교육을 생각하다

(2) IQ가 낮다고 지적장애가 아닙니다

 



지적장애(Intellectual disability)는 흔히 학교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장애 중 하나이다. 실제로 특수교육 관련 통계를 보아도 특수교육대상자 중 지적장애가 가장 많다.

 

그러나 조금 인식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적장애에 대해 잘못 인식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IQ가 낮다고 하여 무조건 지적장애가 되는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적장애의 정의 체계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지적장애의 법적 정의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지적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자를 지적 기능과 적응행동상의 어려움이 함께 존재하여 교육적 성취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 정의하고 있다.

 

즉 지적 기능이 낮다고 하여 적응행동상의 어려움이 없다면 지적장애로 판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자.

 

지적장애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하는 데 있어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지적 기능성(Intellecual functioning)의 제한성이다. 지적장애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먼저 첫 번째로 지적 기능성이 평균보다 심각하게 낮다는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지적 능력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 IQ로 표현된다. 과거에는 전신연령을 생활연령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하여 지능지수를 산출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림 1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평균을 100, 표준편차를 15~17로 하는 편차 지능지수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AAIDD(미국정신지체협회)에서는 평균보다 심각하게 낮은 지능수준이란 대략 평균으로부터 2표준편차 이하를 의미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지적장애에 대한 조작적 정의의 두 번째 핵심 요인은 적응행동에서의 심각한 제한성이다. 여기서 적응행동이란 개인이 연령집단과 문화집단에서 기대되는 개인적 독립성과 사회적 책임성의 준거를 충족시키는 효과나 정도를 뜻한다. 적응행동은 일상생활 능력뿐만 아니라 삶의 변화 및 환경의 요구에 반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이러한 적응기술의 종류에는 크게 개념적 기술, 사회적 기술, 실제적 기술이 있다.

 

사실 적응행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1970년대 미국에서 보고된 ‘6시간 정신지체라는 개념을 통해 시작되었다. 6시간 정신지체란 학교에서 보내는 6시간 동안은 학업에 필요한 기술이나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 등에서 일반 학생들에 비해 뒤처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방과 후 가정이나 지역사회에 돌아와 생활하는 데에는 별다른 어려움을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적응행동에서의 심각한 제한성이 문제행동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지적기능의 결함뿐만 아니라 적응행동에서의 제한성까지 확인되어야 지적장애로 판정된다. 이와 같은 접근을 이중기준 접근(Dual-criterion approach)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동년배와 문화에 전형적인 지역사회 환경의 맥락 안에서 고려되어야 하며, 문화와 언어에서의 다양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여 지적장애라는 낙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적장애 평가에 있어 엄격한 규정을 가지고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적장애를 정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적응행동상의 어려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중기준 접근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는 제한성을 가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강점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개별화된 적절한 지원이 장기간 제공된다면 지적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자들의 생활기능은 일반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남모를 눈물을 삼켜야 하는 아이들의 부모들을 만나보면 안타깝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의 친구가 되고, 우리 아이들은 맑은 꿈을 꾸며 밝은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기를 바라며.

 

 

김건휘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1.27 09:32 수정 2020.09.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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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