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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 시간이 정지된 공간이 있다. 믹서 커피 한 잔을 500원에 팔고, 술도 한 잔씩 낱잔으로 파는 잔술집이 있다. 종묘공원과 서측으로 접한 곳에 있는 이런 이색 공간은 가난한 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하루 용돈 5천원 가지고 종로3가 탑골공원이나 종묘공원으로 나와 남이 두는 바둑과 장기판을 기웃거리다가, 출출해지면 3천원짜리 잔치국수 한 그릇에 잔술을 마시러 간다. 나이 들어 남의 바둑판에 훈수만 하는 인생이 쓸쓸해 보인다. 저 잔술집이라도 없었다면 어쩔뻔 했나.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