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규 기자의 눈] 국어국문학과 졸업생을 한국어교원으로?

국어와 한국어의 차이를 모르는 성급한 조언

 



김현철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19128일 청년들에게, 국내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국외로 눈을 돌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례로 국문과를 전공한 학생들은 취직 안 되지 않느냐. 그런 학생들 왕창 뽑아서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국내의 문제를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청년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한국어교육에 관한 이해 여부 역시도 의문이 든다. 한국어와 국어는 다른 개념이다. 한국어는 전체 언어 중 하나(Korean language)의 개념이고, 국어는 모국어(National language)의 개념이다.

 

국어와 한국어는 다른 개념이다. 그러므로 국어를 교육하는 방법과 한국어를 교육하는 방법은 다르다. 교육과정 역시 차이가 난다. 한국어교육은 읽고 쓰는 문식성에만 초점을 준다. 그와 달리 국어교육은 공동체의식, 소속감, 사고의 확장에 초점을 둔다.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의 차이는 이 부분에서 나타난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한글교육'은 외국인에게 한글을 수업하는 '한국어교육'의 개념이다. 국어교육 및 국어국문학과의 범주가 아니다. 국어국문학과에서는 국어학, 국문학에 대한 탐구 및 글쓰기에 대해서도 학습한다. 과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 "국어를 배우니 한국어교원으로 진출해라."는 것은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에 대한 모독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직과정을 전혀 밟지 않은 국어국문학과 졸업생들을 취업을 목적으로 한국어교원으로 보내려고 하는 김 위원장의 인식이다. 교육은 교육자가 단순히 지식만 많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식을 학습자가 이해할 수 있고 응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문의 연구와 학문의 교육은 다른 분야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대로 국어국문학과 학생의 한국어교원화를 추진하려면 대학 국어국문과에 교직과정과 한국어교육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추가해야 한다. 그 후 졸업 후 일정 기준을 통과한 졸업생에게 한국어교원자격을 주는 등의 방안을 고려했어야 했다. 하지만 과연 교육과정을 국어국문학과의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의 중간쯤에 있는 어중간한 교육과정일 뿐 국어국문학과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교육과정이라 보기 힘들다. 이해와 고민 없이 조언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국어국문학, 국어교육, 한국어교육전공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동이다.

 

 

양동규 기자 dkei8282@naver.com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1.30 11:26 수정 2019.01.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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