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물의 문

전승선



물의 문

     

  

물은 흐릅니다.

 

그 많은 것들 중 나는 티끌이었습니다. 날아다니는 새들과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천둥 속에 숨어 빗물을 타고 내리꽂히는 추락은 설명할 수 없는 쾌감입니다. 꽃봉오리 살짝 열고 들어가 한숨 자고 나면 햇살이 얼굴에 간지럼 태울 때의 야릇한 기분을 당신은 모르시겠지요. 비 개인 푸른 하늘은 얼마나 커다란 정원이 되는지 날아도 날아도 끝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태양 빛을 만나 작은 알갱이가 되지요. 알갱이들 불러 모아 데리고 내려오는 길 나는 물방울이 됩니다. 계곡 깊은 산에 몸을 풀면 세상은 온통 나를 데려가려 합니다. 당신도 아실 겁니다. 나의 삶은 낮은 곳으로 밖에 갈 수 없다는 것을 험한 준령을 만나도 두렵지 않습니다. 흐르는 곳은 언제나 낮은 이름으로 기억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나는 그들의 가장 귀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먼 길을 흐르다 흐르다 바다에 닿으면 거기

 

물의 문이 있습니다.

 



서문강 기자
작성 2019.03.04 09:59 수정 2019.03.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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