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칼럼] 거제도 영등포의 역사

거제시 장목면 구영리는 임진왜란 당시 영등포

유적지 알리는 아내 표지판 하나 없어

 

11월에 거제도 북단에 있는 구영을 답사차 다녀왔다. 언제 공사를 했는지 선착장을 확장했는데, 낚시꾼들만 북적대고 있었다. 구영의 행정구역 상 주소는 거제시 장목면 구영리다. 마을 뒷산에 영등성이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에는 이곳을 영등포(永登浦)로 불렀다.

이순신 장군이 1592년 5월 7일(음력) 거제도 옥포에서 최초로 승리한 후 그날 오후에 이곳 영등포로 와서 하룻밤을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날 신시 경에 영등포에서 멀지 않은 바다에서 적선 5척이 항행하는 것을 보고 추격하여 합포(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만)에서 불태워 없애는 두 번째 승리를 했다.

영등포는 견내량을 지나 적의 소굴인 부산포 방향으로 나가는 해로의 요충이므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자주 등장한다. 난중일기 1592년 6월 7일 자에는 율포해전 직전 아침에 출발하여 영등포에 도착했다는 기록이 있다. 1593년 2월 18일 일기에는 낮에 웅포의 적을 공격하고 저녁에 영등포 뒷바다로 돌아왔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영등포는 이순신 장군이 서진해 오는 적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망군을 내보낸 곳이다.

역사적으로 이처럼 중요한 영등포임에도, 이번 답사에서 확인해 보니 최근 선착장 확장 공사를 한 후 "구영항"이라는 안내 입간판만 한 개 새로 생겼다. 거제시청에서 설치한 '어촌 정주 어항'임을 알리는 간판이다. 중요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영등포가 이곳 구영이라는 안내표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거제도는 천혜의 자연 경관이 있고 여기저기 이순신 전적지가 늘려 있다. 거제시는 옥포대첩기념공원과 칠천량해전기념공원 외에는 별다른 유적 정비 사업이나 안내 표지판 설치를 하지 않고 있다. 영등포도 그중의 하나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순신전략연구소장 이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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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12.05 11:44 수정 2022.12.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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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