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간섭이 죽인 아름드리 엄나무 고목

서울 강서구 화곡동 봉제산근린공원 엄나무 쉼터의 비극

시름시름 앓던 엄나무 결국 베어버린 현장

 

서울 강서구에 있는 봉제산은 주민들의 휴식처로 숲이 잘 보존되어 있는 근린공원이다. 생태공원에 버금가는 식생과 생물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감나무의 조상인 고욤나무가 자생하고 봄이면 진달래와 개나리가 만발한다. 단풍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산벚나무 등의 활엽수는  물론이고 침엽수인 소나무도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숲의 생태가 살아있어 도시에서 보기 드문 야생동물도 많이 서식한다.  다람쥐, 꿩, 딱따구리,  소쩍새 등이 봉제산에 살고 있다.  이 모두는 우거진 숲의 생태가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봉제산 숲을 못살게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국민 세금을 낭비하면서 벌이는 일이라 한심한 노릇이다. 강서구 화곡동 봉제산근린공원의 무궁화배드민턴클럽 인근에 엄나무 거목이 한 그루 자생하고 있었다.

 2018년 7월 촬영,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봉제산 엄나무쉼터의 모습 



2016년에 이 엄나무 옆에 있던 불법 건물을 철거하면서 이곳에 '엄나무쉼터'를 만들었다. 그 당시 인부들은 매우 큰 엄나무 가지 하나를 베고 주변에 방부목 데크를 깔아 쉼터를 조성했다. 큰 가지를 잃은 엄나무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2017부터 그 부위가 썩기 시작했다. 강서구청은 그 썩은 부위에 시멘트로 땜질을 했다.

2018년 7월 촬영한 사진, 잘려나간 가지 부위에 시멘트 땜질이 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강서구청은 나뭇가지가 강풍에 찢어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핑계로 나뭇가지 두 군데에 큰 철심을 박고 쇠줄로 연결해 묶었다. 그러자 엄나무는 더욱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급기야 강서구청은 최근 이 엄나무 고목을 기계톱으로 베어버렸다. 하지만 '엄나무 쉼터'라는 팻말은 아직 곁에 세워져 있다. 

 

 2023년 2월 3일 촬영, 톱으로 베어버린 엄나무 고목

 

2023년 2월 3일 촬영, 엄나무쉼터 표지판은 그대로 있다.


엄나무는 약재로 쓰이고 백숙집 등에 고가로 팔리는 귀한 수종이다. 당초 엄나무쉼터를 만들 당시 그렇게 큰 가지는 잘려서 어디로 갔을까. 자연은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될 때 본래 모습을 유지한다. 비무장지대가 세계적인 생태의 보고가 된 것이 시사하는 바 크다. 봉제산 근린공원도 최소한의 관리만 하고 필요 없는 인간의 간섭은 줄여야 한다. 죽은 엄나무가 불쌍하다.
 

작성 2023.02.04 13:12 수정 2023.02.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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