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합포해전지는 창원시 진해구 학개 마을이 아니라는 결정적 자료 발견

건국이래 최대규모인 1959년 '지명조사철'에 해당 지명 존재하지 않아

1914년 일제가 만든 '경상남도지지조서'에도 해당 지명 없어

경남도 '이순신 장군 승전지 순례길 프로젝트'에도 반영해야

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 1959년 작성한 '지명조사철' 경남 창원군 웅천면 지명조사표

 

이순신 장군이 1592년 5월 4일(음력) 전라좌수영에서 경상도 해역으로 출전하여 5월 7일 최초로 옥포에서 승리한 후 그날 오후에 합포에서도 승리했다. 그런데 합포해전지가 어딘가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해묵은 논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요지는 합포해전지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원의 마산만이라는 설과, 진해구 원포동 학개 마을이라는 설이 대립해 왔다. 

이런 와중에 1959년 작성한 대한민국 최초의 '지명조사철'에 의하면 진해구 원포동 학개 마을은 아예 마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선시대에 작성된 거의 모든 고지도에도 기록이 없는 학개 마을은 적어도 1959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확인한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대표 김성곤) 조현근 사무국장은 "일부 연구자들이 합포해전지라고 주장하는 합포라는 부락이 현재의 진해구 원포동 일대에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1959년 작성한 지명조사철의 경남 창원군 웅천면 편을 찾아보았습니다. 원포리의 지명은 '리'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이 원포리에는 두 개의 부락이 있는데 '원포 부락'과 '수치 부락'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원포 부락에는 347명이 94가구에 살았고, 수치 부락에는 252명이 72가구에 살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일대에 합포해전지라고 추정할 수 있는 합포(合浦), 합개, 학포(鶴浦), 학개라고 불리는 부락이나 마을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명조사철은 1959년 시행된 지명조사사업 과정에서 전국의 모든 읍․면․동에 대한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공간정보 역사기록물이다. 총 1만 5천 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로서, 작성된 지 60여 년 만에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지명조사철 작성에 참여한 인원만 해도 전국 각지의 읍장, 면장, 이장 등을 포함해 3만 3천 명에 이르렀으며, 사업의 성격이나 규모로 볼 때 이 사업은 당시로서는 건국 이래 처음 이루어진 최대 규모의 공간정보 구축사업이었다.
 

사진=1914년 일제가 작성한 경상남도지지조서 상의 창원군 웅천면 지도
사진=1914년 일제가 작성한 경상남도지지조서 상의 창원군 웅천면 지도

 

이 지명조사철에 의하면, 창원시 진해구 원포동 학개 마을은 적어도 1959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조현근 사무국장은 "이전에도 밝혔지만 학개(鶴浦) 마을은 1987년 지도에 처음 등장합니다. 일제가 1914년에 작성한 경상남도지지조서에도 학개나 합포는 등장하지 않으며 1937년 일제가 작성한 지도에도 이런 지명은 없습니다. 1959년 지명조사철에도 보이지 않는 합포가 어떻게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합포해전지라고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창원시는 다가오는 합포해전일(양력 6월 16일)을 앞두고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을 끝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합포해전지는 창원시 진해구 학개 마을이 아니고, 마산합포구에 있는 마산만(합포만) 일대라는 설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됐다. 이러한 주장은 1970년대에 이순신 연구의 대가인 노산 이은상이 마산 합포구 산호동이라고 주장했으며, 이후 조성도 해군사관학교 교수 등이 같은 주장을 했다. 최근에는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장이 2021년 9월 5일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에서 발행하는 ‘문화역사지리 제33권 제2호’에 게재한 논문 '합포해전지 위치 비정(比定)에 관한 연구"에서 합포해전지가 마산만 일대임을 학술적으로 밝힌 바 있다.

경남도는 3월 2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남해안 제1호 관광사업으로 '이순신 장군 승전지 순례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조현근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와 시민들의 역사의식 고취를 위해 아주 고무적인 일입니다. 다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해전 현장을 300회 이상 답사하고 전적지 지도를 완성하여 <이순신이 지킨 바다> 책을 출간한 이봉수 소장과 같은 현장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작성 2023.05.10 11:23 수정 2023.05.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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