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칼럼] 존사애제尊師愛弟

김태식

누구나 배움에 있어 스승 없이 되는 일은 없다. 처음에 못하던 것을 배울 때에는 반드시 가르쳐 주고 지도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코흘리개로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추억은 선생님의 지도가 없이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줄을 똑바로 서고 책상을 정렬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지극히 당연한 얘기도 배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인생이 살아간다는 것은 배움의 연속이다. 배우지 않고는 정신적인 두뇌가 발달하지 못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두뇌 계발은 정지되고 말 것이다. 스승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예전에 스승의 가르침에만 의존했던 시절에 비하면 요즈음의 지식 습득의 방식은 다양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통신매체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혼란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제아무리 가르침을 주는 방식이 다변화되고 다양해졌다 해도 빠트릴 수 없는 것은 오로지 스승의 가르침이다. 

 

세상이 뒤집힌다 해도 거역할 수 없는 세 가지를 꼽는다면 첫째 부모자식 간의 관계요, 둘째 자신의 출신학교이고, 셋째 스승과 제자 간의 관계다.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고 거짓으로 맺을 수도 없는 일이다. 여기에서 특히 지고지순한 필연이라 할 사제 간은 더욱 위대하다. 따라서 “제자는 스승을 존경해야 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해 주어야 한다.”존사애제다.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신 스승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사제 간에는 나이를 넘어 그 어떠한 장애도 있을 수 없다. 가르치면 스승이요 배우면 제자가 되는 것이다.  

 

모르던 것을 하나하나 깨우치게 해 주고 지식을 쌓아가는 일이 스승으로부터 나온다면 청출어람靑出於藍은 훌륭한 스승을 둔 제자로부터 나온다. 지식을 뽐내거나 그것을 무기로 배우지 못한 사람을 업신여기고 나쁜 쪽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무라는 사람도 스승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깨우침을 인간의 덕목으로 연결시켜 주는 분도 스승의 덕분이다. 논어에서 스승인 공자는 수 천 명의 제자들에게 “배우고 익히면 때로는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설파하면서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완전하지 못한 것을 완벽에 가깝게 다듬어주는 것이 선생님들의 몫이라고 자처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주마가편走馬加鞭을 하시는 참교육자가 이 땅에는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계신다. 교육의 현장이 부패했다고 하는 사회적인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도 존경받아 마땅한 스승이 많이 계시니 우리나라 교육의 기초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해마다 돌아오는‘스승의 날’인지라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을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가 왔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은 스승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대변해준다. 얼마나 가르침이 중요했으면 예로부터 스승은 나라님과 부모님을 동급이라 했겠는가? 하지만 오늘날에는 스승의 날에 부도덕한 촌지가 오간다는 이유로 쉬는 학교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서글프다. 

 

신성한 교육의 장이 촌지가 오가는 거래의 장터가 되었다는 듯이 들려 마음이 더욱 아파온다. 스승의 날이라고 하여 큰 선물을 바라는 선생님은 안 계시리라 본다. 소위 말하는 촌지를 기다리는 선생님은 더욱 아니 계시리라 생각되건만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안타깝기도 하다. 

 

평소 까마득하게 잊고 지내던 옛 은사님의 연락처를 여러 사람을 통해 묻고 물어서라도 한 통의 전화라도 드리고 싶은 스승의 날이 며칠 전이었다. 혹시 은사님께 다음에 연락을 드리고 식사라도 대접하겠다는 말씀을 올렸다면 그 선생님은 제자는 잊고 있을 그 약속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다. 그 은사님은 식사 대접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제자가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전화를 기다릴 것이다. 

 

[김태식]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선박기관시스템 공학과 졸업(공학석사)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울산신문 신춘문예(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wavekts@hanmail.net

한별 기자
작성 2023.05.30 11:46 수정 2023.05.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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