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똥 싼 바지

정성수

 

똥 싼 바지 

 

 

할아버지가 바지에 

똥을 쌌다.

 

식구들은 아무도 웃지 않았다

 

할머니가 똥 싼 바지를 빨면서

“그래 오래만 살아!”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똥 싼 바지를 바라보는

할아버지만 

희뜩 웃는다.

 

 

[정성수]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94), 

동시집 『첫꽃』, 시집 『공든 탑』, 

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 외 다수,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전라북도문화예술창작지원금 및 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등 다수

작성 2023.06.23 09:24 수정 2023.06.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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