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세월을 지나고 보니, 삶의 본질이 비로소 선명하게 다가온다. 젊은 시절 우리는 안개 속을 헤매듯 앞만 보고 달렸지만, 이제는 길을 잃지 않는 확실한 방향을 찾은 듯하다.
삶의 무게중심을 옮기다
노년에 이르러 나의 삶의 가치 기준은 완전히 달라졌다. 남을 위한 겉모습보다 내면의 평화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일흔 중반이 된 지금, 내 인생의 진짜 순위는 이렇다.
첫 번 째, 마음의 평화: 인생의 완성
75년의 세월이 준 가장 큰 선물은 "이만하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평온한 마음이다.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세상에 나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오늘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평온하게 살 뿐이다. 마음의 평화는 삶의 모든 가치를 아우르는 완성이다.
두 번 째, 건강: 나답게 살 수 있는 힘
건강은 노년의 가장 기본적인 자산이자, 마지막까지 나를 지키는 자립의 힘이다. 스스로 일어나 걸으며, 씻고, 커피 한 잔을 내리는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75세가 되어서야 깊이 깨닫는다. 몸이 자유임을 알기에 건강 지키기가 가장 중요한 행복 조건이다.
다음 번 째, 마음의 평안을 위한 도구
돈은 더 모으려 하기보다 현재 가진 것을 지키는 데 집중한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큰 병에 대한 걱정 없이, 좋은 사람들과 따뜻한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충분하다. 돈의 수치보다 그것이 주는 걱정 없는 자유와 나눔의 여유가 더 소중하다.
그 다음번 째. 외모: 나를 위한 품격
이제 외모는 남의 시선을 위한 꾸밈이 아니며, 75년을 살아온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이다. 아침 거울을 마주할 때마다 "오늘도 당당하고 흐트러짐 없이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단정한 옷차림과 곧은 자세는 남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품위를 지키려는 삶의 태도다.
남은 여정, 함께 걷고 싶은 인연
나이가 들수록 관계도 자연스레 정리된다. 억지로 만나는 만남이나 의무적인 연락은 시간과 감정의 낭비일 뿐이다. 나는 이제 함께 웃을 수 있고, 침묵이 어색하지 않으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과 깊은 인연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작은 기쁨을 나누며, 필요할 때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좋은 사람과의 인연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며, 그 인연과 함께 걷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축복이다.
일흔다섯이 깨달은 삶의 지혜
잘 늙는다는 것은 더 많이 가지려 하기보다 덜 필요한 것을 깨닫는 일이다. 더 멀리 가려 애쓰기보다 지금 있는 곳에 깊이 머무는 일이며, 크게 웃기보다 자주 잔잔한 미소를 짓는 일이다.
이제 남은 시간 아침 햇살에 감사하고, 좋은 사람과 차 한 잔 나누며,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하루를 평온하게 마무리하는 삶. 그것이면 충분하다.
75년을 살아보니 인생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렸다. 오늘도 내일도 평온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살아가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전한다.
"당신과 함께여서 참 좋았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문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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