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편지
먼저 늙어간 것은 시계입니다. 하하하.
채우지 못한 앞가슴 두 번째 단추가
땅에 떨어져 기억 속으로 사라져갈 때
허공 중에 매달린 길을 보았습니다.
여자는 늘 눈물에 파도를 달고 다녔지만,
한 번도 바다 밖으로 나온 적 없습니다.
유쾌한 희망을 버리고 지독한 골방의
작은 햇빛만을 사랑했으므로
박제된 정신을 나눠주며 지난밤
꿈 이야기를 토해냈는지 모릅니다.
알고 있습니까? 아무것도 쥐고 있는 것이 없는
왼손은 화석이 되어버렸는데
몸을 뛰쳐나간 오른손은 검은 유리창에 부딪혀
푸른 동맥을 자르고 있습니다.
춥습니다. 빙하보다 춥습니다.
앞서가 버린 시간 속을 더듬어
드디어 찾아낸 푸른 절망이
얼음산보다 추운 협곡의 어디쯤에서
웃고 있는데 헛딛어 추락한 발목이
날개가 되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셨습니까? 날고 있는 발목에 매달린
그윽한 지성이 참을 수 없는
사유의 바다에 출렁이고 있음을,
한 모금 한 모금 아껴가며 다 마셔 버리면
몸뚱이 어딘가에 푸른 날개가 돋아날 것입니다.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주머니 속의
죽음이 혼자 웃고 있습니다.
다시 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편지 속의 나, 하하하
Have you ever thought about it?
That a deep, quiet intellect, bound to a flying ankle,
is drifting in the unbearable sea of contemplation.
Sip by sip, if you drink it all with care,
a pair of blue wings will sprout somewhere on your body.
Death, tucked away in your pocket—always within reach—
is chuckling to itself.
I hope I can be sent again.
Me, inside the letter. Ha ha ha.
노래시 : 전승선
작 곡 : SUNO
노 래 :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