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휴일, 운현궁으로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모습이 즐겁다. 운현궁은 조선 제26대 임금인 고종이 왕이 되기 전인 12살 때 까지 살던 집이며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집이다. 흥선대원군이 왕실집권을 실현시킨 곳이며 대원군이 권력에서 물러난 후에도 계속해서 정치적 영향력을 펼친 곳이다.
운현궁의 대표적 건물인 노락당, 노안당은 사대문이 웅장하고 화려하여 그 모습이 엄숙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운현궁의 중심건물인 노락당은 낙성식 때 고종과 대왕대비가 참여했을 뿐 아니라 고종과 명성황후 민씨가 가례를 치른 곳으로서 이 건물이 상징하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
운현궁은 조선 말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으로 18세기 말 밀려오는 서구 세력을 차단하기 위해 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펼친 곳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신부와 조선의 천주교 신도 8,000 여명을 처형하는 종교탄압으로 인해 프랑스 제너럴셔먼호사건을 지휘한 곳이며 중국 청나라, 러시아, 일본이 각축전을 벌이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곳이기도 하다. 며느리인 명성황후와의 권력투쟁을 벌인 곳으로 조선 후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인사동은 종로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전통문화를 보전하고 널리 알리는 상권들이 밀집해 있어서 외국관광객들의 메카이기도 하다. 한정식음식점들과 전통공예점, 고미술점, 고서점, 전통찻집, 100여개 넘는 화랑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멋을 뽐내고 있는 곳이다.
근래에는 지방 학생들의 현장학습이나 소풍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젊은 연인들의 고풍스런 데이트 장소이기도 하다. 각종 문화행사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다채롭게 열리며 화가들이나 작가들이 삼삼오오 모며 막걸리 잔을 기우리는 예술촌이다.
인사동은 여행하며 버스킹하는 외국젊은이들이 심심찮게 찾아와 공연을 하고 젊은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펼치는 곳이다. 고운 한복을 입고 거리를 사뿐사뿐 걸어다는 젊은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