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자랑스러운 국군

제53군수지원단, 일류 외식을 방불케 하는 식단 제공

사진=육군 블로그 / 송지유 작가 촬영


대한민국육군 블로그를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요즘 군인들이 이렇게 잘 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대 병사들의 아버지 세대들은 정말 배가 고파서 군생활 하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오죽하면 황우도강탕(黃牛渡江湯)이라는 말이 있었을까. 일식삼찬이라면서 보리밥에 배추국, 염장무, 임연수어 튀김 정도가 전부였는데, 배추국은 황소가 강을 건너간 것처럼 고기 살점은 없고 비계 기름 몇 방울이 떠있는 멀건 국이었다.

그런데 지금 신세대 군에서는 일류 외식을 방불케하는 식단이 제공되고 있다. 대전에 있는 제53군수지원단을 찾아 가보자. 설 연휴에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인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얼큰한 국물이 저절로 떠오르는 날, 53군수지원단은 중화요리 세트를 준비했다.

준비한 중화요리는 뜨끈하고 얼큰한 짬뽕을 메인으로 볶음밥, 깐풍기에 마파두부까지 그야말로 중화요리의 진수다. 평소보다 1시간 더 이른 시간부터 조리실은 북적북적 열기가 가득하다. 해물부터 닭고기, 가득 쌓인 야채까지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재료들의 항연이 이어지며 끓이고 볶고 튀기며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중이다.

중화요리 세트의 메인은 바로 짬뽕이다. 볶음밥에 짬뽕을 채우고 깐풍기와 마파두부, 단무지 무침과 김치까지 담고 보니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하다. 추운 날씨에 딱 맞는 따뜻하고 얼큰한 짬뽕 국물은 기존 조리법에 동죽, 돼지고기 등을 추가해 더욱 시원하고 진하게 우려낸 육수 맛이 일품이다.

잡내도 없이 바삭하게 튀겨진 깐풍기에 어우러진 소스 배합률은 환상적인 조합이고, 너무 시지도 달지도 않고 딱 적당한 간은 일류 중국집에서 먹는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파기름에 볶은 볶음밥에 계란까지 얹어져 격식을 제대로 갖추고, 직접 고추기름을 내서 깊은 맛을 낸 마파두부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역대급' 메뉴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못해 많이 아쉬웠는데, 밖에서 먹는 것 못지않게 맛있는 중화요리 세트를 먹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성인이 된 후 아버지와 처음 먹은 외식 메뉴가 바로 짬뽕이었습니다. 그때 아버지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었던 짬뽕이 떠올라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강원빈 상병은 추억이 되살아나는 음식이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특별한 날이면 찾던 외식의 대명사 중화요리세트는 53군지단 병영식당 '미담(味談)'을 찾은 250여 명의 장병과 간부들을 바로 그 추억 속 어느 행복한 날로 안내했다.

53군지단 조리실 '미담'의 최고참 선임 김현수 상병, 꼼꼼한 정인호 상병, 분위기 메이커 강민수 일병, 적응력 빠른 정다운 일병, 묵묵하게 서포트하는 조성빈 일병, 양식과 한식조리 기능사에 레스토랑 경력까지 지닌 막내 이태준 일병까지 6명의 조리병들이 미담의 맛을 책임지고 있다. 더불어 조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김윤경 민간조리원과 친형처럼 조리병들을 챙기고 젊은 세대의 입맛과 원하는 점을 잘 짚어내는 김준혁 급양관리관도 미담의 맛에 단단히 기여하고 있다.


정명 기자
작성 2021.02.16 00:23 수정 2021.02.1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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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