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곤의 영국에서 온 편지]

가짜뉴스와 가짜광고

이형!

이곳 영국의 오늘 아침 기온이 섭씨 12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날씨가 좀 선선해지고 밤새 비까지 내려서 빨간색으로 변한 앞마당 잔디가 말라 죽게 될 운명은 피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또 언제 변덕을 부릴지는 모를 일입니다

 

뉴욕은 어떤지요? 미국 캘리포니아는 대형 화재로 법석이고 유럽에서도 그리스, 스웨덴 등지에 산불이 나서 고전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2주 전에는 제가 살고 있는 맨체스터 근처 볼튼(BOLTON) 올드함(OLDHAM) 지역에서도 산불이 나서 소방관들이 동원되어 고생을 했지요. 지구 전체가 병들어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이곳 영국에서 시끄러운 BREXIT에 대해 몇 마디 적습니다. 아시다시피 2015년 영국총선에서 캐머런 당시 수상이 공약으로 20166월에 영국이 EU에서 탈퇴할지 잔류할지를 놓고 찬반여부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하고 총선에서는 크게 승리 했습니다. 찬성과 반대쪽이 서로 치열한 국민투표 선거운동을 하였지요. 그러나 결과는 찬성52%대 잔류48%로 나와 캐머런 수상이 깨끗이 물러나고 메이 수상이 등극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캐머런 전 수상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찬성하는 52%는 주로 노인층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밀려오는 동유럽의 노동자들과 이슬람국가인 터키의 가입을 우려해서지요. 또 하나는 런던시내 한복판에서 이슬람교의 성직자인 요르단출신 함자가 기독교를 저주하는 연설을 시도 때도 없이 했습니다. 그러니까 영국 내무장관(지금의 메이 수상)이 그를 영국에서 추방 하고자 했으나 유럽 인권법정에 걸려 장장 6년이나 지나서 가까스로 추방했지요. 주권이 유럽 브랏셀에 있고 브랏셀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부아가 나는 겁니다.

 

그런데 국민 투표 일주일 전 욕셔(Yorkshire 에 선거구를 둔 노동당소속 젊은 여성 국회의원 조 콕스 의원이 극우파에 의해 살해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바람에 찬성파와 반대파가 함께 모여 그녀의 애도기간인 최소 삼 일간 만이라도 선거운동을 중단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 다음날 FACEBOOK을 통해 탈퇴를 주장하는 쪽에서 터키가 EU에 곧 가입 할 것이란 거짓 광고를 냈습니다. 중단 하자고 해놓고 선거운동을 개시한 셈이죠. 약속을 위반하고 2천만 명이 공유하는 FACEBOOK에 거짓 광고를 했다는 사실이 내부 제보자(Whistleblower)에 의해 폭로가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투표 직후에 탈퇴 반대파에 의해 재투표하자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습니다. 탈퇴하게 되면 영국고유의 자존심은 유지할지 모르겠으나 경제적 손실은 어마어마합니다. 영국에 있는 다국적 대기업들이 EU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것 때문에 수십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될 것이고 영국 총 수출액의 50%EU시장인 걸 생각하면 아무리 미국과의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해도 악몽 같은 시나리오인 것입니다. 그 외 호주 인도 중국 캐나다를 비롯한 영연방을 믿고 HARD BREXIT를 주장하는 탈퇴 주장파들의 허구적인 사실들이 서서히 벗겨지고 있으니 악몽이지요.

 

 

탈퇴 날짜는 20193월로 다가오고 있고 메이 수상은 EU시장에는 남아있되 인구의 자유출입국을 허용하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 국경문제를 영국 입맛에 맞게 꿩 먹고 알도 먹겠다는 조건을 제의 했으나 EU에서 거절 하는 바람에 메이 수상은 곤경에 빠져 있습니다.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BREXIT담당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과 탈퇴주장을 외치던 외무장관 보리스 존슨도 사임해 버렸습니다. 메이 수상의 운명이 진퇴양로의 기로에 처해 있지요.

 

제 생각으로는 탈퇴 이후 합의금 수십억 파운드도 내지 말고 그냥 빠져나가자는 HardBrexit와 그냥 좋게좋게 양보하고 경제적인 이득을 챙기자는 메이 수상의 SoftBrexit와의 내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내부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탈퇴 찬성파의 비굴하고 야비한 거짓광고와 그리고 약속 불이행등을 이유로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는 재투표 찬성이 54% 재투표 반대가 46%로 지난 몇 달 사이에 재투표를 하자는 쪽이 훨씬 비율이 증가한 편입니다.

 

비굴한 방법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한 가짜뉴스로 민주주의가 가장 일찍 발전하고 오래 지켜온 영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아우성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오리무중입니다. 브릭시트 처리 문제로 한국식 촛불이 거리에 등장하는 날이면 메이정부가 무너지고 그 자리에 공산주의를 숭배하는 노동당 당수이며 사회주의자인 제르미 코빈이 다우닝 10번지를 차지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가짜뉴스라는 단어를 제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역시 트럼프 미 대통령이지요. 비우호적인 언론은 모두 가짜뉴스로 질문도 안 받는 그의 태도는 어린아이 같기도 한 반면 SNS가 발달하면서 사회소통을 활발하게 해준 장점도 있지만 각종 기준을 넘어서는 가짜뉴스의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무시 할 수가 없네요. 브랙시트도 사실은 트럼프가 영국 BREXTEER들을 부추기고 빠져 나오면 미국이 영국과 100% 서로 호혜무역조건을 약속한다며 영국독립당(UKIP) 당수 NIZEL FARRAGE를 부추겨 세웠지요. 그러더니 며칠 전 EU수반 MANIER가 미국을 방문하여 트럼프와 회담하고 그간 EU와 무역전쟁 직전까지 치솟아 0%로 무관세를 약속했다는 외신은 정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네요.

 

트럼프의 럭비공과 같은 행위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습니다. 가짜광고를 사실 확인 없이 게재한 페이스북도 영국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가입자가 대거 줄어들었고 주가도 폭락하는 중이지요.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그간 사회소통에 크나큰 위업을 발휘 했지요. 이번 브랙시트 가짜광고와 비열한 비민주적 행위로 EU탈퇴를 결정하게 해준 페이스북도 민주주의 후퇴를 조장한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SNS의 장단점을 이야기 하자면 끝이 없겠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김원곤


서문강 기자
작성 2018.08.04 11:45 수정 2020.07.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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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