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시인의 의자·6
-돈 시
시인의 의자에서 악취가 났습니다.
의자에 앉은 가짜 시인들은
모두 코나나 바이러스에 걸렸습니다.
5인 이상 모임을 갖지 말라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머리에는 돈 시만 가득했습니다.
눈에 불을 켜고 돈을 쫓아
돈을 찬양하는 시를 읊조렸습니다.
무당도 목사도 스님도
오직 돈 시 뿐이었습니다.
시가 돈이었습니다.
돈이 시였습니다.
시돈, 돈시
시가 모두 죽었습니다.
시체 썩는 악취는 전국으로 퍼져갔습니다.
무당은 모당지기가 되고
목사는 묵사발이 되고
스님은 쓰레받기가 되고
나라의 앞날이 막막해졌습니다.
주먹 인사로 나누며 어두운 뒷골목에서 서성거렸습니다.
희망의 촛불은 모두 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