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시인의 의자·8
-시인의 내면
시인의 의자는 너덜너덜
구멍 나고 흉측했습니다.
시인의 내면, 시인의 민낯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가난했지만 구걸하지 않았던
옛 시인의 시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으나
그가 남긴 의자에 앉은 가짜 시인들은
의자의 모습대로 내면을 드러냈습니다.
모두 민낯이었습니다.
낡은 의자 같은 시를 써서
길가는 사람들에게 중얼중얼 낭송했습니다.
그 시를 시화로 꾸며 자랑스럽게 내밀며
이 시를 읽어주시오.
나는 시인입니다.
나는 진실을 말하는 가난한 시인입니다.
저를 알아주세요. 제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한국최고다시인협회장"명함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가짜가 아니라 이렇게 유명한 시인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길거리 걸인 같은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비웃었습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