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양심선언] 시인의 의자·10

김관식


시인의 의자·10

-협잡꾼 시인      

 

시인의 의자에는 이제 협잡꾼 시인들만 앉았습니다.

사람을 기만하는 시

뒷돈을 챙기는 시

남을 모함하는 시

오늘의 현실 그대로 민낯을 드러내는

몸 시를 쓰고 있었습니다.

정치꾼 시인, 장사꾼 시인, 가짜 약장수 시인, 깡패 시인, 정신병자 시인

시끌시끌, 꽥꽥

목소리 큰 시인들이 발악하고 있었습니다.

빈 수레를 끌고 거나하게 술이 취해

비틀비틀 덜커덩덜커덩

시를 낭송하는 행위예술을 하고 있었습니다.

까마귀 한 마리가 십자가 위에 앉아서 깍깍깍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길거리에는 들개들이 뒷골목 뼈 해장국집에서 뼈다귀 하나를 물고와

음침한 모퉁이에서 혓바닥으로 마구 핥아대고 있었습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6.07 11:48 수정 2021.06.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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