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시인의 의자·10
-협잡꾼 시인
시인의 의자에는 이제 협잡꾼 시인들만 앉았습니다.
사람을 기만하는 시
뒷돈을 챙기는 시
남을 모함하는 시
오늘의 현실 그대로 민낯을 드러내는
몸 시를 쓰고 있었습니다.
정치꾼 시인, 장사꾼 시인, 가짜 약장수 시인, 깡패 시인, 정신병자 시인
시끌시끌, 꽥꽥
목소리 큰 시인들이 발악하고 있었습니다.
빈 수레를 끌고 거나하게 술이 취해
비틀비틀 덜커덩덜커덩
시를 낭송하는 행위예술을 하고 있었습니다.
까마귀 한 마리가 십자가 위에 앉아서 깍깍깍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길거리에는 들개들이 뒷골목 뼈 해장국집에서 뼈다귀 하나를 물고와
음침한 모퉁이에서 혓바닥으로 마구 핥아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