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양심선언] 시인의 의자·11

김관식

시인의 의자·11

-원조 문학관

 

 

시인의 의자에 앉은 가짜 시인은 거창하게 자신의 문학관을 지었습니다. 문학관의 이름은 원조 진짜시인 문학관이라고 붙였습니다.

문학관 벽에는 전직 감옥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지방 국회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 출판기념회 사진, 지방 유지들과 어깨동무하고 입 벌리고 웃고 있는 사진들로 도배질을 해놓았습니다.

 

한쪽 모퉁이에는 감사패, 문학상 상패, 장관 표창장 등이 즐비하게 놓여있었습니다. 그 내용에는 거창한 감투명이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짜 시인은 전국 방방곡곡에 자신의 시비를 세웠습니다. 죽은 뒤에도 자신을 영원히 기억해달라는 자기만 아는 욕심 많은 천덕꾸러기들이 세운 시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 시비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시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의 시비에 새겨진 시들은 모두 관념어 투성이로 도배질한 유치하고 한심한 넋두리에 불과한 시도 아닌 낙서에 지나지 않는 글들이었습니다.그렇지만 그의 문학관에는 날마다 구걸하려는 시인들이 들끓었습니다. 그 시인에게 잘 보이려고 눈도장을 찍으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가짜 시인이 내건 상금이 욕심이 나서였습니다. 혹시 가짜시인의 비위를 잘 맞춰 주고 문학상은 따보려는 속셈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상금도 두둑한 가짜 시인이 만든 문학상을 받으려고 군침 흘리는 가짜 시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바로 문학관 옆에 소를 키우는 우사에서 소들이 울어댔습니다. 문학관에는 날마다 파리 떼들이 들끓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짜시인이 죽었습니다.

아무도 문상을 오는 시인은 없었습니다.

초라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머지않아 그의 문학관은 우사가 될 것이고

그의 문학상은 없어질 것이며,

그가 세운 시비는 모두 철거될 것입니다.


그의 아들이 소를 키우고 있고 도박, 증권투자, 주색잡기, 고리대금 사채업 등 온 동네 망나니로 소문이 나 있기 때문입니다.

소도 웃는 가짜 시인의 죽음과 소들이 도축장에서 똥을 싸며 마지막으로 눈알 뒤집혀서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6.14 08:19 수정 2021.06.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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