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정명 [기자에게 문의하기] /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도 지나고 한 해의 반이 지나가는 경복궁엔 녹음이 짙을대로 짙었다. 연못에 비치는 푸른 하늘 위로 한복을 입은 여인들의 웃음 소리가 흩어진다. 이제 곧 늦 장마가 시작될 것이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불볕 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이 온다.
조선을 호령했던 왕들이 궁궐에서 호사를 누렸다 해도 요즘 세상의 원룸에 사는 사람들 보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이나 냉장고 없이 왕들은 여름을 났다. 동빙고와 서빙고가 얼음을 저장했던 창고였지 않았나. 경복궁에서 세월을 돌아보면 부귀와 영화도 물거품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