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의자·14
-제13일의 금요일
시인의 의자 연작시가 독자들의 열렬한 박수가 연일 쏟아지네요. 다음 시를 읽고 싶다는 독자들 성화가 빗발치네요.
얼마나 할 말을 못하고 끙끙 앓고 살아왔으면 쏟아내는 독설을 시원하다 하실까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민주주의 촛불이 광화문에서 밝혀졌는데, 지방에는 촛불이 모두 꺼져버렸어요.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사는 브라질 아마존 밀림 지역처럼 캄캄 무소식이네요.
그러나 그곳에도 코로나바이러스는 더욱 심해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일등국 대한민국
낭송시공화국, 짝퉁시인 공화국
시인의 의자에 앉았던 시인이 공금횡령으로 경찰서에 붙들려갔다 하네요.
문학단체 지원금을 슬쩍 호주머니에 넣었다나 봐요.
시인의 의자는 모든 비밀을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말을 할 수 없었어요.
-정말 착복하지 않았나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저를 모르겠어요? 만약 시인하면 구속되나요?
-그렇지요? 묵비권을 행사해도 증거가 모두 드러나서 빠져나갈 도리가 없어요.
형사는 시인의 의자에 앉은 시인에게 그가 쓴 자필 시를 내밀며
-이 시가 당신 시지요?
-그렇습니다.
-그럼 이 돈은 누구 돈인가요?
-제 돈입니다.
-당신, 시인 맞지요? -네. -그러니까 범죄를 시인하신 겁니다. 시인하셨지요.
-내 시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뫼비우스 띠, 마을에서 명망 높은 분께서 한순간에 추락하는 시를 쓰셨군요.
시인의 의자에 앉아 꼬박 졸고 있던 시인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습니다.
오늘은 제13일의 금요일입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