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의자·15
-교수 시인
시인의 의자에 교수가 앉았습니다.
제자 성추행, 비리로 못된 짓 하다 쫓겨난 퇴물교수
여류시인들이 하늘처럼 떠받들었습니다.
살살 풍선 띄어주고 유식한 척 거드름을 피우면서
여류시인의 경쟁심 부추기며 고무줄 끌어당겼다 놓았습니다.
“당신의 시가 최고야” 뱀 혓바닥 멘트로
인기를 누리는 사이비 교수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유행가 한 구절처럼
“아! 교수형, 세상이 왜 이래”
호박씨 까먹으며 여류시인 궁둥이 타닥타닥 두들겨주면서도
미투 말썽 한 번도 없이 시 첨삭 지도 사례금 받아 챙기는 교수형이 마땅한 거지 교수
학교 다닐 때 공부 날라리, 먹통으로 살다가 뒤늦게 철이 들어 교수 만나 시인 등단 하늘나라 환상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아프터서비스로 첨삭 대필 시 몇 편, 주례사 교수 시 해설 덧붙인 시집 발간하고, 교수가 알선한 문학상 받고 붕 떠서 사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교수님께 대가성 돈 봉투 호주머니 푹 찔러주는 얼빠진 여류시인들
지역문학 행사 때 시 낭송 준비로 십만 원짜리 파마 손질, 연예인 꽃 분장 고운 한복 차려입고
광한루 춘향이 사뿐사뿐 발걸음으로 무대 위에 등장했습니다.
교수님 아부성 시 낭송으로 낭송장송상장 받아들고 우쭐거렸습니다
형편없는 내면, 음흉한 속셈 숨기고 살살 웃음 지으며
여류시인에게만 능글능글 노릇노릇 접근하는 교수 시인의 살인미소
띄워주는 멘트, 풍선 붕붕 하늘나라 환상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제비 교수가 물어다 주는 발표지면, 문학상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우쭐거리던 여류시인들
교수님 실체가 드러나 교도소행 교수형감.
이제 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와 바람 빠진 풍선 부여잡고 땅을 치며 통곡했습니다.
하늘에 붕 떠다니는 구름 같은 시는 시가 아닌 것을
땅에 씨앗을 뿌리고 뜨거운 여름 호미 들고, 쭈그려 앉아 잡초를 매시는 어머니처럼 시를 써야 하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교수형, 세상이 왜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