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미안의 짝짜꿍 어지자지 타령

이태상

 

자웅雌雄의 생식기를 겸해 가진 사람이나 동물을 가리켜 우리말로 어지자지라 한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어렸을 때 하던 어린이 놀이 가운데 두 발로 번갈아 차는 제기를 어지자지라 불렀다.

 

우리말 사전에 보면 자웅도태雌雄淘汰란 말이 있는데 동물이 제 짝을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데서 생기는 자연도태自然淘汰를 뜻하고, 짐승 곤충 등 수컷의 빛깔과 소리가 아름답고 뿔 촉각이 발달된 것은 이 결과라고 한다.

 

지난 1995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 권의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남녀에 관한 서적으로 그 제목도 그럴듯하게 남자와 여자LES HOMMES ET LES FEMMES’이다. 프랑스 언론인 프랑솨즈 지루Francoise Giroud와 철학자며 극작가인 베르나르-앙리 레비Bernard-Henri Levy 두 사람이 섹스, 질투, 여권주의 페미니즘, 정절과 결혼에 관해 두서없이 나누는 이야기 만담집漫談集이다.

 

한 번 결혼했다가 1950년대 이혼한 지루 여사는 정절을 지키기에 한평생은 너무 길다면서 한 쌍의 부부나 연인 사이에 식지 않는 애정에 따라서 서로에게 정절을 지킬 수 있는 기간이란 고작 길어 봤자 15년이 그 한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결혼에 두 번 실패한 앙리 레비 씨는 한평생 못 갈 이유 없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남녀 사이에 육욕肉慾을 떠난 정신적인 사랑만으로 연애가 가능하다고 그 당시 76세의 지루 여사는 믿는데, 당시 44세의 앙리 레비 씨는 그런 플라토닉한 사랑이란 웃기는 말이란다.

 

사랑은 결코 플라토닉한 것이 아니다. 한 여인을 간절히 원하는 격렬한 욕망 없이 그 여인을 사랑할 수 없다. 남녀 간의 애정이 아닌 우정이란 있을 수 없고, 이 두 가지가 애매모호 愛昧模糊하게 나마 혼합되어 있지 않은 관계란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

 

참으로 정열적인 사랑은 한 평생 동안 두 번 아니면 많아야 세 번까지 가능하리라고 그녀는 말한다.

 

천만의 말씀. 열두 번이라도 가능하다고 그는 대꾸한다.

 

이밖에도 성적性的인 매력에 대해서 두 사람의 견해는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장 폴 싸르트르Jean-Paul Sartre같이 지적知的으로는 한없이 매력적이라 해도 그처럼 못생긴 남자는 사랑할 수 있기는커녕 쳐다보기만 해도 몸서리쳐지도록 싫다고 그녀는 고백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천하의 추녀醜女한테서도 얼마든지 매력을 느낄 수 있노라고 그는 실토實吐한다. 사람이나 물건을 볼 줄 아는 감식가鑑識家라면 누구나 다 잘 알다시피 욕망이란 묘하고 이상야릇한 것이라서 그 어떤 음성, 실루엣 그림자, 성씨姓氏 이름, 미소, 이미지 상, 모습 꼴, 말씨, 심지어 천박비속淺薄卑俗한 쌍스러움까지도 더할 수 없이 자극적으로 매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사건건 이견異見을 나타내는 두 사람도 한 가지에 관해서 만큼은 동감이다.

 

우리 사회와 문학에 있어 사랑은 유일하게 독자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불완전한 대로 남녀관계는 이 세상에서 최선의 것이라고.

 

몇 년 전 전 미국의 광고잡지, 대학신문, 뉴욕타임스 등 여러 매체에 아주 색다른 광고가 났었다. 1864년 설립된 미국의 굴지의 광고대행업체인 제이 월터 톰슨 J. Walter Thompson 북미주사에서 창의성 있는 인재人材/人才를 찾는 광고 문안으로 8개 시험 문제를 내놓은 것이었다. 그 가운데 하나인 7번 문제가 흥미로웠다.

 

문제 #7: 과거 수백 년 수천 년을 두고 심장Heart’은 사랑을 상징해왔다. 그러나 사랑이 변질變質된 오늘날, 이 변질된 사랑의 새 상징이 필요하니 고안 제시해 보시오.

 

이 한 문제에 대해서만 응답 응시할 수 있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답안을 작성해보겠노라고 혼자 생각했었다.

 

일체 만물은 음양이기陰陽二氣에 의해 생장生長 소멸消滅하고, 오행五行 중 목, 는 양, , 는 음, 는 그 중간에 있어 이것들의 소장消長으로 천지天地의 변이變異, 재복 財福, 길흉吉凶이 얽힌다는 동양의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산과 계곡, 요철凹凸, 오목함과 볼록함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은가.

 

어디 그뿐인가. 생리적生理的으로 중년 이후에는 남자 몸에는 여성 호르몬이 늘어나고 여자 몸에는 남성 호르몬이 늘어나 음양상보陰陽相補 아니 음양쌍보陰陽雙補 한다지 않나.

 

남녀가 서로 뜻이 잘 맞는다는 음양배합陰陽配合이든, 음과 양이 서로 합하지 않는다는 음양상박陰陽相薄이든,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적이고 편파적인 세태世態와 사고방식思考方式에서 벗어나 를 위하고 우리 모두를 살리는 평화스럽고 화평스러우며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티끌 한 점 없는, 깨끗하고 순수한 사랑 소녀의 순정을 간직한 코스모스를 사랑의 새로운 상징으로 모든 사람 가슴 속에 심어주고 싶다.

 

그러면 이 코스모스의 맑음과 청초함과 순결함을 통해 암흑과 혼돈, 전쟁과 분단, 분열과 파탄의 카오스를 탈피하여 온 세상천지를 우리 모두 다 잘 살 수 있는 지상낙원地上樂園 코스모스 동산으로 만들어,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는 가슴 사슴이 되어 노루같이 뛰어놀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천지개벽天地開闢하듯 새로운 코스미안시대가 열리는 것이리라. 현재 창궐猖獗하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이 지구별의 소우주적小宇宙的 산고産苦를 우리 어서 잘 극복, 치르고 나서야 말이어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7.19 10:32 수정 2021.07.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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