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The Easiest Thing You Can Do

이태상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그냥 너가 되는 거다. 사업을 하는데도 내가 나답게 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독창성과 남과 다른 독특성 말이다. 나는 나로서 내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The easiest thing you can do is just do you. I felt like doing me would be the easiest path to me remaining relevant in the industry. It’s originality and uniqueness. I just try to do me.”

 

202181일자 뉴욕타임스 비즈니스 섹션 코너 오피스 Corner Office 인터뷰 기사에서 미국의 래퍼 겸 스트리머요 배우로서 버락 오바마와 대마초도 한 대 피웠었다는 스눕 독 Snoop Dogg(본명은 Calvin Cordozar Broadus Jr.)이 지난 30년 가까이 여러 가지 사업에서도 계속 크게 성공하고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가 대답한 말이다.

 

이 말은 그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만인에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으리라. 우리식으로 다시 표현하자면 억지 춘향이 노릇하지 말고 각자는 각자 대로 사는 일이 가장 쉽고도 성공적일 수 있다는 거다.

 

2021731일자 중앙일보 기획기사 조영남이 남기고 싶은 이야기 (22) 보고 싶은 사람에서 조영남은 이렇게 적고 있다.

 

왜 내가 그 당시 그토록 함석헌 선생을 마지막 보고 싶은 사람으로 결정했는가. 그때 나는 공부를 한답시고 기고만장한 나머지 예수 샅바를 잡다라는 책을 쓸 땐데 내 생각에 한국 근대사에 나보다 먼저 예수한테 씨름 한판 걸어 끝낸 것처럼 보인 사람이 바로 함석헌 선생이셨다. 더불어 내가 함석헌 선생한테 홀딱 반한 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내가 함 선생을 롤모델로 좋아한 첫째 이유는 씨알이라는 낱말을 고이 간직해서 우리에게 남기신 업적(함 선생이 사용한 씨알의 의미는 단순한 종자나 열매가 아니다. 심오한 뜻이 있다.) 선생의 종교관, 기독교이면서 무교회주의를 꺼내셨던 바다처럼 넓은, 말 그대로 씨알같은 맘씨.”

 

우리말에 배알이 꼴린다는 표현이 있다. 아니꼬워서 견딜 수 없다는 뜻으로 말이다. 하지만 꼴릴 배알이라도 좀 남아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또 우리말에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 한다느니 양반은 얼어 죽어도 짚불은 안 쬔다지만 개살구도 맛들 일 탓이라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리 뱃속 정신부터 차려야 하지 않을까.

 

근년에 와서 서구적 인권사상이 종교처럼 세계 각처에 파급되고 있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와 뉴질랜드, 남북 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유색인종들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 격이다. 서양 사회에선 소위 동물애호가들이 동물들의 권리를 인간의 권리보다 더 중요시하기도 하지만 동물 내지 식물의 권리는 제쳐놓고 인간의 생존과 복리를 위해서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도모하는 것이 급선무이겠으나 공리공론空理空論의 이념적 정치적 법적 자유나 평등은 실질적 경제적 일상적 자유와 평등 없이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

 

백인들은 수족관 속의 금붕어처럼 공중누각에 높이 앉아 세계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데 유색인들은 흙탕물 속 미꾸라지같이 살고 있다. 이들은 운명의 포로가 된 채 인과응보因果應報으로 전생에 진 빚을 이승에서 갚는다고 모든 것을 팔자 소관八字所關으로 돌리고 만다.

 

물론 이러한 만병통치 萬病通治식 신앙과 체념 때문에 수많은 인간들이 고해苦海와 같다고 비유되는 고달픈 삶을 참고 견디어 왔는지 몰라도 이들이 이처럼 숙명론적 사고방식과 정신적인 노예근성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인권다운 인권을 말할 자격조차 없을 것이다. 정신적으로 무지몽매한 사람들을 기독교나 공산주의 또는 자본주의 사상으로 세뇌시킨다고 이들에게 인간다운 인격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최근 100여 년 역사만 돌이켜 보더라도 한 민족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를 침해당해왔다. 청일전쟁과 노일전쟁에 이어 1910년에 이루어진 한일합방이 그 한 예라면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에 의한 우리나라 국토의 분단이 또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두 동강 난 우리 민족의 비극은 어쩌면 필연적으로 미-소 양 진영 사이에 뜨겁게 끓어 오른 냉전冷戰의 열기 속에서 그 더욱 참혹한 비극인 동족상잔同族相殘의 한국전을 불러 일으켰고, 1953년 휴전이 되었으나 긴장이 완화되지 않은 채 우리의 분단체제는 강대국들의 국익을 위해 굳어져 왔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일본의 압제에 시달리다 일본의 패전으로 해방을 맞았으나 이것은 우리의 진정한 해방이 될 수 없었다. 우리 힘으로 쟁취한 해방이 아니고 승전국인 미-소에 의존한 것이었던 만큼 이 두 새 지배세력 영향권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국가, 혹은 민족 간에 각자 제힘을 길러 자존自存/自尊 자립自立할 때 참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종교, 문화, 예술에 있어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사대주의事大主義의 뿌리를 뽑아버리고 각자대로 제 줏대와 배짱부터 키울 일이다.

 

삶의 지혜라는 것 중에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런 처세술을 따르다 보면 자기 고유의 인격과 개성 및 정체성은 물론 자신의 존재 이유조차 상실하고 제 삶다운 삶이 실종되지 않던가.

 

한국인의 경우 그 대표적인 것이 사대주의라 할 수 있으리라. 역사적으로 보면 지정학상 절대적인 필요성에서 우리의 생존수단과 방식이 되어 왔겠지만, 이는 동시에 우리의 자존자립을 저해해 오지 않았나.

 

몇 년 전 (2015316일자 미주판 한국일보 오피니언 페이지 칼럼에서) 전직 언론인 이광영 씨는 이렇게 일갈(一喝)한다.

 

크고 힘센 나라를 섬기며 주체성 없이 그들에 기대어 존립을 유지하려는 생각이나 주장을 사대주의라 한다. 자신의 존엄을 부정하고 스스로 비하하거나 얕잡아 보며 자기 힘을 믿지 않고 남에게 의존하며 위협이나 압력에 쉽게 굴복한다. 자신의 정당한 권리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하며 제물로 바치는 자기부정, 자기 비하의 노예근성이라 하겠다. 이런 사람일수록 누가 뭐라고 하면 우르르 따라가는 유행에 휩쓸린다. 요즘의 한국사회가 이런 문화 사대주의에 찌들어 있다.”

 

이를 한 마디로 내가 줄이자면 골빈당노릇 그만하고 골찬당이 되자는 말이리라. 이게 어디 한국인뿐이랴.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유럽사회에서도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보건 등 각 분야에서 골찬당을 찾아보기 힘들고, 민주주의가 아닌 우중주의(愚衆主義)가 판치고 있는 현실이다.

 

선거란 것도 이익집단의 정치헌금 기부금으로 치러지는 돈놀음이고, 경제란 것도 1%있는 자들을 위해 99%의 없는 자들을 제물로 삼는 축제다. 문화란 것도 포르노 등 퇴폐적인 서커스고, 종교란 것도 신()과 천국을 팔아먹는 사기 사업이다. 보건이란 것도 인명을 살상하는 총기와 독약 같은 술, 담배 그리고 백해무익한 영양보조제며 마약의 일종인 마리화나까지 기호용으로 합법화시켜 병 주고 약 주는 반인륜적 거대음모라 할 수 있지 않나. 지구 생태계를 파괴해 인류의 자멸을 재촉하는 공해산업은 거론할 것도 없이 말이다.

 

우리가 공중에 날리는 연()을 생각해보자. 바람을 탈 때가 아니고 거스를 때 가장 높이 오르지 않는가. 별들도 하늘이 깜깜할수록 더욱 빛나고 산 물고기는 떠내려가지 않고 물결을 거슬러 헤엄치며 생명 있는 식물은 굳은 땅을 뚫고 올라와 푸른 잎과 아름다운 꽃을 피워 맛있는 열매를 맺지 않는가. 이것이 자연의 순리이고, 결코 좋은 게 좋은 게아니리라.

 

내일 모래면 8·15 광복 76주년을 맞게 되는데 얼마 전 교육부가 이달의 스승’ 12명 가운데 8명에 대해 친일 행적 의혹이 제기되면서 모일간지에 교육부가 제정신인가란 사설까지 등장했었다.

 

우리 냉정히 생각 좀 해보자. 한반도의 지정학상 역사적으로 우리는 항상 생존수단으로 친 강대국을 강요당해 왔다. 친중이든 친러든 친일이든 친미든 따질 것도 없이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것이 약소민족의 비애가 아니던가. 그렇지 않았더라면 벌써 씨가 거의 다 말라버렸을 것이다. 반항하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인디언들 같이 말이다.

 

그나마 아프리카 대륙의 흑인들은 반항하지 않고 노예로 순종, 복종하다 보니 그 후예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까지 되었으며 지난해 미국 대선 민주당 조 바이든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난 카말라 해리스 초선 상원의원이 선택되지 않았는가.

 

트루먼 전기를 읽어보니 2차대전 당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하기까지 아주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원폭 투하 결정을 하게 된 것이 그에게 올라온 전략보고서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절대로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러니 미군이 일본에 상륙해 일본 국민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전멸시키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자면 미군의 인명 피해도 수십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 8·15 광복 직후로 돌아가 보자.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념논쟁에 휩쓸려 좌익이다 우익이다 하면서 서로 죽이고 죽다가 6.25 동족상잔까지 겪고도 아직까지 친미다 친중이다 친러다 하면서 편을 갈라 원수로 대치하고 있지 않는가.

 

굳이 친할 친() 어버이 친() ()를 꼭 써야 한다면 친일파(親日派 )만 쓸 게 아니라 친월파(親月派) 친성파(親星派) 친우파(親宇派)도 즐겨 쓰는 친인파(親人派) 친지파(親地派) 친천파(親天派)가 되어볼거나. 이것이 현재 전 세계 온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홍수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우주 만물의 상생과 공존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리라.

 

물론 김일성의 주체사상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내용이 없는 그 껍데기 이름뿐이겠지만 그 단어 하나만큼은 탓할 데 없는, 남한 북한, 인종과 국적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 우주 나그네 우주인 코스미안으로서 우리가 깨달아 가져야 할 우리 줏대, 우리 모두의 진정한 자의식과 주체성을 상징하는 진주같이 빛나고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단어임이 틀림없어라.

 

자고로 ()’라 하는 것은 도가 아니고 진리라 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고 하듯이 우리의 어떤 생각이나 사랑도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부는 바람처럼 새장 같은 틀에 가둘 수 없으며 길 없는 길이 길이라면 각자 자신의 숨을 쉬듯 자신의 길을 찾아가야 하리라. 그러니 우린 국가와 민족, 인종과 성별, 종교와 이념, 직업과 계층, 또는 학벌이나 지방색, 심지어는 가족이라는 인연의 사슬까지도 끊어버리고 말이어라.

 

, 그래서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대종사는 모든 사람에게 천만 가지 경전을 다 가르쳐 주고 천만 가지 선()을 다 장려하는 것이 급한 일이 아니라, 먼저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응보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했으리라.

 

생멸 없는 진리인과응보의 진리를 내가 한 마디로 풀이해보자면 우리는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너를 위하면 곧 나를 위하는 게 되고, 내가 너를 다치게 하면 곧 내가 다친다는 진실 말이다.

 

호기심에 가득 찬 아이들은 말끝마다 ?”라고 묻는다. “네가 좋아야 나도 좋으니까이것이 정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라고 묻고, 전쟁과 파괴의 카오스를 초래하는 대신 사랑과 평화의 코스모스를 창조해가면서 밝고 아름다운 우리 코스미안의 역사를 써보리라.

 

이것이 우리 배달겨레의 배알부터 추스르는 일이리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8.02 09:37 수정 2021.08.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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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