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인문기행] 까보 다 로까(Cabo da Roca)

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푸른 바다를 향해

아시아와 유럽을

숨 가쁘게 달려온 대륙이

걸음을 멈춰선 곳

 

유럽대륙의 최서남단

이베리아반도의 땅끝마을

호까곶 해안 절벽 위에 선다

 

오래전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은

저 바다 끝이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다지

  

 

대서양의 거침없는 푸름을

한없이 바라보려니

미지의 세계로

항해하고 싶은 충동

억제하기 어려워라

 

바다를 향해

계속 달리고 싶은 욕망은

탐험가 엔리케 왕자와 바스쿠 다 가마를 낳고

인도와 브라질 가는 항로를 개척했으리라

 

대항해시대와

동방 식민지화의 서막이 연

탐험가와 선원들은

그들이 출항했던

타호강 강가

발견기념비 위에 서 있다

 

​


​

키 작은 선인장과

이름 모를 들꽃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바닷가 언덕에서

대서양을 바라보니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수평선 밑으로

배가 가라앉는다

 

​


화려했던

해양왕국 포르투갈의 영광은

대서양의 해무 속으로 사라지고

수평선 아래로 지는 해를

빨간 등대는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다

 

​

  

바람이 거칠게 부는

카몽이스(Camoes) 십자가 시비에서

그가 남긴 시를 가슴으로 읽는다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Aqui Ondi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ca)'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여계봉 기자
작성 2021.08.13 11:42 수정 2021.08.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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