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양심선언] 시인의 의자·20

김관식


시인의 의자·20

-강변에 버려진 의자

 

 

시인의 의자는 시인이 떠난 뒤 삼십 년 동안 강변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먼지가 수북이 쌓이고 먼지 위에 개망초가 돋아나 

개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졌다가 시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인이 살던 곳에는 시인의 의자와 똑같은

화려한 의자에 수많은 가짜 시인들이

시인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엉터리 시를 쓰고 뻐기고 있었습니다.

문학상 놀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화전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낭송으로 뻐꾸기를 날리며 축제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때마다 마을 촌장님, 무당, 목사, 스님, 꽃 배달원 등이 함께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하늘에 별을 딴 것처럼 시인들은 날마다 술판을 벌였습니다.

()는 없고 시()가 넘쳐났습니다.

 

시인이 다시 강변을 찾았을 때

버려진 시인의 의자를 보았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겨울 강변, 시인의 의자를 에워싼 하얀 갈대꽃이

한들한들 시인의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새마을 방송 확성기에서 유행가 메들리 

갈대의 순정고향무정이 구성지게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8.16 09:50 수정 2021.08.16 11:10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전명희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오수를 즐기는 고양이들
익어가는 벼
생명
2025년 8월 22일
여름과 그림자
[Acoustic Remix] 어쿠스틱 리믹스로 완성된 명곡! #lose..
어쿠스틱 감성으로 재해석한 팝송!! 듣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플레이리스트..
이 노래 같이듣고싶은 사람 있어?..고백하고싶을때 노래 추천 1위
너가 들어주면 좋겠어..마음을 전하고 싶을때 들려주는 노래
2025년 8월 21일
햇살과 매미 소리
광복 80년 만에 졸업장 받는 독립운동가들 / KNN
사진 한 장 없는 독립투사의 마지막 한 마디 #광복절 #독립운동 #독립운..
[자유발언] 국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나팔꽃
차은우급 아기냥
한연자시니어크리에이터 건강기능식품 케이와이비타민 #마크강 #ai
새의 자유
가을하늘
백범의 길 백범 김구 찬양가 #애국의열단 #애국 #의열단 #독립운동가 ..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