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1일 경남 남해군에서는 고려나 조선시대에 남해로 유배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 세계 최초로 유배문학관을 오픈했다. 유배 역사를 공부해 보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들에 유배란 제도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유배 간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 유배제도가 있었지만 그 지역에서 유배를 당한 사람들의 사연을 모아 유배문학관을 조성한 지역이나 나라가 있다는 뉴스는 접해 보지 못했다. 남해로 여행 오시는 분들은 남해만의 독특한 유배문학을 접할 수 있는 유배문학관에서 예술과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고려나 조선시대에 남해로 유배 온 선비는 약 200명 정도 된다. 그 중에 문학작품을 남긴 분은 약 다섯 명 정도로 압축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으뜸이라면 서포 김만중이다.
조선 숙종 때 기사환국으로 남해로 유배 온 서포 김만중은 3년을 남해에 있었다. 병자호란이 일어난 해 아버지 김익겸은 강화성에서 화약고를 터뜨려 자결했다. 김만중의 할머니 또한 아들이 자결했다는 소리를 듣고 목을 매어 자결했다. 서포의 어머니는 뱃속에 아이를 품고 다섯 살 큰 아들 만기와 강화에서 배를 얻어 타고 나오다가 선상에서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서포 김만중이다.
그런 탄생의 이야기가 있는 서포 김만중은 기개 있는 유전자를 타고 나서 그런지 늘 임금에게 직언을 하다가 일생에 유배를 세 번이나 당하게 되는데 세 번째 유배지가 남해다. 숙종이 정비인 인현왕후를 두고 장희빈의 아들을 세자로 세우려고 하니 서포 김만중이 서인들과 함께 강력하게 반대를 하다가 임금에게 미움을 받아 유배를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연으로 서포는 남해로 와서 삼년을 지내다가 병을 얻어 생을 마감하는데 그 삼년 동안 사씨남정기, 사친시, 서포만필, 주자요어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문학작품을 남긴다.
그 외에도 '화전별곡'을 쓴 자암 김구, '남해문견록'을 쓴 유의양,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는 시조로 잘 알려진 약천 남구만이 있다. 그리고 서포 김만중의 사위 소재 이이명이 쓴 '매부가' 등 수 많은 문학작품이 남해섬에서 쓰여 졌기에 유배 생활 속에 묻힌 히스토리가 많이 있다.
남해유배문학관에는 다른 지역에서 유배생활을 하다가 문학작품을 남긴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고산 윤선도, 정도전, 백사 이항복에 관한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유배문학 이야기로는 일본의 스가와라도 미치자네와 고토바천왕, 중국의 백거이, 굴원, 이백, 소동파, 구양순에 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유럽의 사도요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빅토르 위고와 러시아의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솔제니치의 이야기들도 전시되어 있다.
문학에 뜻을 둔 사람들이라면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유배문학의 정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옛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남해 노도를 걸으면서 문학의 향기에 폭 빠져 보는 것도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경상남도 남해에는 세계최초의 유배문학관이 있고 그 전시관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배에 대한 히스토리, 비하인드스토리들이 알차게 꾸며져 있다. 더불어 인근에 있는 하동의 박경리문학관과 이병주문학관도 들러 보면 일석삼조의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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