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서문강 [기자에게 문의하기] /
비릿한 말
어디선가 는개비처럼 희미한 소리,
는개비처럼 희미한 저 소리,
그 언제부터 들려오는 말일까
새장에서 오래 견딘 새의 숨소리일까
바다를 넘어온 곤한 샛바람의 흐느낌일까
간밤엔 소나기가 밤새도록 통곡을 했는데
그 울음이 쓰다듬고 키운 꽃대 하나
아직 이름이 없는데
내 겨드랑이에서 나도 몰랐던 냄새가 콜록, 하는데
허기의 내,
포만의 내,
초록빛 풀내가 처음부터
쿡, 쿡, 옆구리를 찌르는 줄 몰랐네
그 내 나의 뼈와 근육이 녹아든 줄 몰랐는데
내 몸의 세포들이 깜짝 놀라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는 줄 몰랐네
한번 날고 싶다고
한번 더 날아 허공에
초록집 서까래 하나 얹고 싶다고,
내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나는 너에게서 듣고
저 비릿한 숨소리를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