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정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외갓집
감 떨어지는 소리
두레박 소리가 들리는 집이 있었다
대청마루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찐 감자를 먹고 있을 때
구렁이 같은 기차 한 마리가 구불구불
저녁 해 좇아가는 풍경 잘도 보이는
그런 집이 있었다
어무이 손잡고 온 예닐곱 살 어린 것을
맨발로 나와 안아 올리는
뜨거운 어른이 살던 집
꽈리꽃이 호호호 웃고 있는 집
은하수 같은 집이 있었다
[문창갑]
월간 '문학정신' 등단
시집 '깊은 밤 홀로 깨어'
'빈집 하나 등에 지고', '코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