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외갓집

문창갑

사진=코스미안뉴스


외갓집



감 떨어지는 소리

두레박 소리가 들리는 집이 있었다


대청마루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찐 감자를 먹고 있을 때

구렁이 같은 기차 한 마리가 구불구불

저녁 해 좇아가는 풍경 잘도 보이는

그런 집이 있었다


어무이 손잡고 온 예닐곱 살 어린 것을

맨발로 나와 안아 올리는

뜨거운 어른이 살던 집

꽈리꽃이 호호호 웃고 있는 집


은하수 같은 집이 있었다


[문창갑]

월간 '문학정신' 등단

시집 '깊은 밤 홀로 깨어'

'빈집 하나 등에 지고', '코뿔소'


이정민 기자
작성 2021.10.13 09:51 수정 2021.10.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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