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정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산지기의 도끼날 소리 들으며
한밤중 촛불이 탈 때
홀로 고독한 불빛 밤을 비출 때
나는 그 때, 깊은 산 뻐꾹새 울음을 생각한다
100년 후에도 산지기 홀로 삼나무 숲에서 도끼질할까
독벌레 집 찾아 은도끼 하얗게 하얗게 어둠 속에서 빛날까
그때도 지구는 어디쯤에서 떨고 있을까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고 하여 처녀들은 가마를 타고
쇠 불에 장단 맞추며 춤을 추겠지 하며
어제보다 20도가 내려간 온도계를 바라보며
나는 또 무슨 꿈같은 꿈을 꾸며 망향의 아득한
뿌리를 더듬는지
그 뿌리 아득하고 험준하여 그리움 젖어
홀로 촛불이 된다
소나무 기름으로 빛광을 낸 대청마루 같은
노을빛 한가운데서
산지기의 박자에 맞는 도끼날
은빛 소리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