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정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그날, 제주
기억의 문을 열면, 그날 한없이 찬연하고 순명한 젊은이들이 있다. 섬에서 태어나 섬처럼 살아가던 제주 사람들은 바다와 땅과 한라산을 전부로 알고 순박하게 살아갔다. 이념 따위는 몰라도 되는 이름다운 섬에서 국가가 휘두른 폭력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그렇게 무장대가 되고 빨갱이가 되어 억울하게 사라져갔다. 그날, 4월 3일은 제주도의 상처를 넘어 대한민국 역사의 상처로 깊게 남았다. ‘봄 없는 봄’은 한반도 최남단의 고립된 섬 제주도에서 용수국민학교 선생님 태능과 천진 발랄한 명량해녀 영해의 가슴 뜨거운 사랑과 운명 이야기다. 지금도 저 가슴 깊은 곳에 돌덩이처럼 남아 있는 제주의 한이자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역사의 아픔이다. 그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쳐 놓고 있다
자연과인문 刊 / 전승선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