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세월의 꼬리

강은혜

세월의 꼬리



석양의 긴 꼬리를 접고

강가를 서성인다

갈증으로 범벅이 된 긴 기다림은

벌써 게 고동처럼 몸을 숨긴다


갈대는 웃고 있었다

새 두 마리 짝지어 갈댓잎을 말아버린다

말려진 갈댓잎처럼 나도 세월을 말았다


아무리 세월을 말아도 세월은 모래알처럼

꼬리도 잡히지 않고 어디론가 빠져나간다


빠져나간 세월로 그리움도 나갔다

세월을 잡듯이 마음을 잡았지만

그 또한 바람의 꼬리였다



[강은혜]

천지시낭송회 회장

사이버서울신대원 교수

양천문화예술단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성평생대학원 시 창작 강사

소월문학상 수상

시집 '하얀 그림움에 물든 꽃잎' 



작성 2022.01.26 10:13 수정 2022.01.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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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