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정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뿌리에는 가시가 없다
곡괭이로 가시나무를 캐내면서 알았다
뿌리에는 가시가 없다는 것을
밑동에서 가지 끝까지 촘촘하게 둘러싼 가시
건드리기라도 하면 단번에 푹 찔러
피 철철 흘리게 할 것 같은
날카로운 방어태세를 취하며
야금야금 땅굴 파듯
자드락길 밑으로 밭둑 밑으로
뿌리의 길을 만들어
고추밭까지 영역을 넓혀온 나무
그런데 이 지독한 가시나무초자
뿌리에는 섬뜩한 가시가 전혀 없다
사람의 근본도 그렇지 않을까
[강흥수]
충남 안면도 출생
-시집
'마지막 불러보는 그대'
'인연의 뿌리 깊은 약속'
'아비'
'새벽길'
-수상
한국시 대상
공무원 문학상
한남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