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정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봄이 오기 전
3분의 1 만큼 열어놓은 창호지 샛문으로 연둣빛 아기 솔바람, 어젯밤 꿈속으로 스민다. 네가 서툴게 말한 일상이란 말, 낱말과 낱말 사이 틈으로 쓰는 낙서처럼 그러나 투명한 꿈이 되어 방석을 의젓하게 깔아 놓는다. 너는 조금만 더 있자고, 한방 즐거운 화자가 된다. 이런 날 세상은 아무래도 좋다고, 꿈속에서, 꿈속에서는 어린아이 같은 손 하나 울퉁불퉁 길을 만들고, 장난처럼 모래성이 왕창 무너진다, 장난처럼 그 길도 위태롭지 않다고, 꿈속에서는 열리지 않는 3분의 2를 엇비쳐 들어오는 첫새벽 새댁 같은 마스크 없는 민낯의 겨울 햇살, 추운 나뭇가지들은 나 몰라라 날빛 거미줄로 낙서를 하고 나와 함께 일상이 몰라라, 서툴게 비틀비틀 낙서를 하고 흐릿해서 좋은 한 번도 떠난 일없는 네 몸의 순정, 순록처럼 긴 다리 훨훨 날고 싶다고 하는구나! 옛, 3분의 3의 은갈색빛 선연한 아침이다.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
곽상희 kwaksanghee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