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나는 꽃의 틈을 열고
열린 문이다, 작은 몸 비틀며 고개를 밀어 넣는다
캄캄한 냄새가 확, 몸이 아찔, 비틀...
틈을 고요히 보는 건 내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제비꽃도 고요해져서 납작 엎어진다
나의 편견이 가물가물 사라지고
틈 사이 캄캄한 속, 숨은 내 부끄러움이나 있는지
보랏빛 봄향기 흩날리는
긴 겨울 견뎌 온 제비꽃 뿌리처럼
나는 어디쯤 역사의 한 물음이 될 수 있는지
틈을 고요로 좀 더 너르게 열면
고요한 햇빛 든 평상도 더 고요해지고 꽃과 함께
더 고요해 만물 벙글어지고
흙에 젖어 더 고요해진 봄이 고요히 열리는 것
보이고 꽃의 틈이 자꾸만 부끄럽지 않고
발갛게 열리리
틈이 더 깊게 열리면
내 몸으로 들어오면
이슬방울 소리 고요히 새벽잠 깨우고
역사는 고요한 웃음 펄럭이겠지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
곽상희 kwaksanghee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