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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木百日紅
배롱나무 목백일홍
잠시 피었다가 지고 마는 꽃처럼
가벼운 꽃이 아니다
수령 2~3백 년, 심지어 8백 년의
뿌리 깊은 생명의 긴 호흡으로
은은히 피어나는 끈기의 꽃이다
긴 여름 무더위를 견디며 가을까지
만산홍엽 불태우는 신비의 침실에서
날마다 밤마다 백일의 환상을 꿈꾼다
선비의 고결한 품성을 닮은
도동서원 중정당 뜰 안에서
교태도 자만도 없이
쉼 없이 피어나는 꽃의 향연을 바라보다
그대여 병산서원 만대루 툇마루에 앉아
그득히 피어난 불꽃 같은 충절의 기개로
석양 너머로 흐르는 강심의 유유함을 바라보라
[강진원]
구미시 출생
철도청 공보담당관, 동대구역장 역임
포스트모던 신인상(시 부문)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천문인협회장 역임
시집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리라'
성경시집 '부활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