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여름을 달리다
'오늘도 폭염'이라는 날씨 정보
뒤로 흘리고 칙칙한 아파트 회색 병풍
등으로 밀어내며 페달 깊이 밟는다
바람은 길을 열고 하늘은 더 높이
줄지어 선 가로수 초록 손 흔들며
싱그러운 물 향 뿌리면서
달리는 차 힘을 실어준다
도시를 벗어나 불볕을 차등에 싣고
여름 속으로 달려 나간다
먼 산에 익어가는 밤송이 들판에 벼 이삭 영글고
어디 과수원에서 과일 속 당도 깊어지는데
푸른 물고추 붉게 태양을 마신다
타는 숯불 앞에 뜨거운 음식 입으로 들어가니
이열치열이 리런 것인가
풀무 불에서 새 힘 달구어 내듯
생의 무력감 새롭게 재충전하고
사랑도 뜨겁게 달구며 되돌아오는 길
여름을 품어 안고 달린다
[맹숙영]
서울 출생
창조문학 등단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한세대학교 석사 졸업
시집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외 7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