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위태로운 날들
과장님 얘기 들었어요?
그도 과장이었고 나도 과장이었다
인원 감축한대요
둘 중 하나는 떠나야 했다
그의 아내가 아팠다
그의 딸은 갓 돌을 넘겼다
나는 묵묵히 짐을 쌌다
짐을 싸 들고 나오는 등 뒤에서
그가 말했다
미안해요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래
그의 탓은 아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갓 돌을 넘긴 아들이 팔을 벌리고
뒤뚱뒤뚱 다가왔다
넘어질까 위태로웠다
무릎을 끓고 아이를 안았다
아내는 아이 뒤에 서서
내 등에 손을 얹었다
[이남섭]
강원도 양구 출생
한국문인협회 회원
마음의행간 동인
양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