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위태로운 날들

이남섭

위태로운 날들



과장님 얘기 들었어요?

그도 과장이었고 나도 과장이었다

인원 감축한대요

둘 중 하나는 떠나야 했다


그의 아내가 아팠다

그의 딸은 갓 돌을 넘겼다


나는 묵묵히 짐을 쌌다

짐을 싸 들고 나오는 등 뒤에서

그가 말했다

미안해요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래

그의 탓은 아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갓 돌을 넘긴 아들이 팔을 벌리고

뒤뚱뒤뚱 다가왔다

넘어질까 위태로웠다

무릎을 끓고 아이를 안았다

아내는 아이 뒤에 서서


내 등에 손을 얹었다



[이남섭]

강원도 양구 출생

한국문인협회 회원

마음의행간 동인

양천문인협회 회원

작성 2022.07.13 09:00 수정 2022.07.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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